10세 과학고 입학 ‘영재소년’ 자퇴…‘학폭’ ‘따돌림’ ‘학부모 협박’ 논란
“경찰 고발 직전 수준 학폭 있었다…팀 과제 배제, 디시에 욕설”
만 10세인 올해 3월 서울과학고에 입학해 화제를 모았던 백강현 군이 한 학기 만에 자퇴를 알린 가운데 그 배경에 동급생보다 대여섯 살이나 어린 백 군이 정서적으로 견디기 힘들었을 따돌림과 언어 폭력이 있었다는 폭로가 나오며 파장이 일고 있다.
백군의 아버지는 유튜브를 통해 백군의 자퇴를 알린 지 하루 만인 20일 같은 학교 ‘선배맘’에게 근거 없는 비방과 협박 메일을 받았다면서 서울과학고 내에서 백군이 당했던 학교 폭력을 폭로하겠다고 밝혔다.
백군은 전날 올린 영상에서 “8월18일 서울과학고를 자퇴했다”며 “엊그제 방학이 끝나고 학교에 가는 아침, 일어나자마자 이를 닦으며 허둥지둥 수학 공식을 암기했다. 그러다가 거울 속에서 문제를 푸는 기계가 돼가는 저를 보게 됐다”고 심경을 털어놨다. 그러면서 “아버지에게 학교 그만두겠다고 했더니 흔쾌히 허락해 주셨다”며 “좋아하는 작곡도 하고 보드게임도 만들고 태권도 학원도 다니며 수능준비 열심히 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이 영상에서 백군은 서울과학고 같은 반 급우들을 ‘형, 누나’로 칭하고 1학년 1학기 동안 추억을 하나하나 되새기면서 “귀염둥이 백강현이가 이제 떠난다”며 아쉬움도 전했다.
그러나 20일 백군 아버지는 ‘백강현과 관련하여 치가 떨리는 협박 메일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동영상을 게시하면서 ‘아름다운 이별’인 듯 보였던 분위기는 급반전했다. 그는 오후 올린 ‘선배맘(엄마)의 이메일 공개’라는 영상에서 관련 내용을 상세하게 공개했다. 영상에 따르면 ‘강현맘!! 설곽(서울과학고) 선배맘입니다!’라는 제목의 이메일은 “강현이가 중간고사 전체 과목 중에 수학 한 문제밖에 못 풀었다는 거 모르는 사람이 없는데 그래서 곧 자퇴하겠구나, 학교에서 시험도 안 보고 뽑더니!”라고 시작한다. 이어 “시험도 안보고 사배자(사회적 배려대상자) 전형으로 자소서와 1교시 기초학력평가로만 합격한 거 알고 있습니다!!! 사회에서 천재인 줄 아는데 엄마도 천재라고 생각하는 듯”이라며 “우리 아이도 17개월 알파벳 다 알았고 4세 사칙연산 스스로 다 할 줄 알았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백군이 서울과학고 자퇴를 알리며 게재한 유튜브 영상 내용을 문제 삼았다. 작성자는 “문제 푸는 기계가 되기 싫어서 자퇴했다고요? 솔직히 전교 꼴등이고 수업을 이해 못했다고는 말 못하겠지만 최소한 학교 학생들 이미지 떨어뜨리는 일 하지 말아야지요”라며 “유튜브 삭제하고 학교 관련 이미지 실추시키는 거짓말 더 이상 하지 말아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백군 아버지는 같은 영상에서 ‘선배맘’에게 보낸 반박 메일도 함께 공개했다. 백군 아버지는 “무례한 메일을 보내시다니 정식으로 고발하겠다”며 “강현이도 똑같이 2∼3교시까지 시험을 치렀고 정원외 20명 학생 중에 성적순으로 7명 안에 포함돼 합격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1학기 중간고사 전체과목에서 수학 1문제만 풀었다고 말씀하셨는데 엉터리 사실로 어린 아기를 그렇게 폄하하니 마음이 편하냐”며 “뛰어난 점수는 받지 못했지만 모든 과목에서 점수가 골고루 잘 나왔다”고 밝혔다.
‘선배맘’의 메일이 실제 같은 학교 재학생의 학부형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백군의 아버지는 또 이번 자퇴 결정은 학교 폭력 탓이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강현이는 공부를 따라가지 못해서가 아니라 경찰 고발 직전까지 이르렀던 심각한 학교 폭력으로 그만두게 된 것”이라며 “가장 두려워하게 심각하게 생각하는 학교 폭력의 근본 원인에 대해 학교 측의 어떠한 배려나 지원도 없던 게 컸다”고 적었다.
백군 아버지는 영상의 댓글에서는 백군이 “너가 여기 서울과학고에 있는 것은 전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백군과 같은 조가 된 동급생들이 “한 사람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면박만 주고 역할은 주지 않은 채 유령 취급하는가 하면 디시인사이드에 백군 보라고 욕설이 담긴 게시글을 올렸다고도 했다.
백군은 생후 41개월째였던 2016년 SBS ‘영재발굴단’에 출연해 수학과 음악에 뛰어난 재능을 드러내고 방정식을 풀면서 화제가 됐다.
박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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