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재활용 안되는 폐농자재…대책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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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초 재활용되지 않는 폐농자재 처리 문제로 취재차 만났던 경기 포천의 시설농가 박광식씨.
당시 그는 경기도와 경기도의회·포천시를 상대로 재활용 대상에서 빠져 수거되지 않는 폐농자재에 대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었다.
이를 보다 못한 신도농협의 경우 자체 사업으로 매년 7000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재활용되지 않는 폐농자재를 수거했지만 농가 요구를 모두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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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초 재활용되지 않는 폐농자재 처리 문제로 취재차 만났던 경기 포천의 시설농가 박광식씨. 당시 그는 경기도와 경기도의회·포천시를 상대로 재활용 대상에서 빠져 수거되지 않는 폐농자재에 대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었다.
박씨뿐만이 아니다. 4월21일 포천 소흘농협에서 열린 ‘포천시·소흘농협 농정 간담회’, 5월11일 고양 신도농협에서 열린 ‘경기도의회 국민의힘과 농협 조합장간 정담회’에서도 농협 조합장과 농민들은 한목소리로 폐농자재 처리를 주요 이슈로 제기했다. 이때마다 도·시·의회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그 이후 3개월이 지난 지금, 상황은 어떻게 변했을까?
이달 초 농장에서 다시 만난 박씨는 “달라진 게 아무것도 없다. 힘 빠진다”고 말했다. 그의 농장 곳곳엔 시설하우스에서 폐기 처분된 차광막, 폴리염화비닐(PVC) 밸브, 보온덮개, 수막 스프링클러 개폐 밸브, 고압호스 등이 쌓여 있었다.
이들 폐농자재는 재활용할 수 없다는 이유로 폐기물업체가 수거하지 않는다. 문제는 이들 농자재가 4년 정도 사용하면 수명을 다해 폐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시설하우스 72동을 운영하는 박씨 농장에서만 매년 수십개의 폐농자재가 쏟아진다.
그러나 처리 방법이 마땅찮다. 이들 폐농자재는 건축물 폐기물로 분류돼 처리 비용만 1t 한차당 100만∼200만원이나 든다. 순전히 농가가 부담하는 금액이다. 결국 시설농가들이 찾은 대안은 농장의 빈 공간에 묻거나 쌓아두고 방치하는 것이다. 일부는 불법으로 소각하기도 한다.
이를 보다 못한 신도농협의 경우 자체 사업으로 매년 7000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재활용되지 않는 폐농자재를 수거했지만 농가 요구를 모두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 예산 압박도 심해 사업 확대는 엄두도 못 냈다.
시설 농민들이 요구하는 대책은 단순하다. 마을별로 재활용되는 폐농자재를 모아 놓는 곳이 있는데, 재활용되지 않는 폐농자재도 별도로 모아 놓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달라는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 이슈 중 하나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다. 친환경과 사회적 책임경영, 투명경영을 통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경영전략이다. 농업계도 ESG 경영을 홍보하는 데 열중이다. 하지만 정작 친환경정책을 요구하는 농촌 현장의 목소리는 어디에도 반영되지 않았다. 깨끗한 농촌을 위해 또 친환경농업을 위해 어느 것이 우선돼야 하고, 어느 것이 더 실질적인 정책인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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