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쌀 소비, 유통가와 소비지에 이는 ‘청신호’를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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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생활 서구화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걸어온 쌀 소비량에 농업계엔 쌀의 미래가 암울하다는 인식이 팽배하지만, 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소비 패턴에 유의미한 변화가 일며 쌀산업에 희망의 빛이 감지되고 있다.
쌀산업 희망 보기에서 우선 짚을 부분이 '역대 최저 쌀 소비량'이라는 굴레 벗기다.
1인당 밥쌀 소비량이 지난해 56.7㎏까지 떨어지며 매년 최저치를 경신해온 건 사실이지만, 여기엔 즉석밥·도시락 등 가공 밥류는 포함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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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트렌드 부응하면 전망 있어
식생활 서구화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걸어온 쌀 소비량에 농업계엔 쌀의 미래가 암울하다는 인식이 팽배하지만, 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소비 패턴에 유의미한 변화가 일며 쌀산업에 희망의 빛이 감지되고 있다. 그 구체적인 정황과 함께 향후 대응 방안이 8월18일 제9회 ‘쌀의 날’을 맞아 농협경제연구소가 개최한 심포지엄에서 제시됐다.
쌀산업 희망 보기에서 우선 짚을 부분이 ‘역대 최저 쌀 소비량’이라는 굴레 벗기다. 1인당 밥쌀 소비량이 지난해 56.7㎏까지 떨어지며 매년 최저치를 경신해온 건 사실이지만, 여기엔 즉석밥·도시락 등 가공 밥류는 포함되지 않는다. 가공용 쌀의 지난해 1인당 소비량은 11㎏으로, 밥쌀 소비량과 합하면 68㎏에 이른다. 게다가 가공용 쌀 소비는 2020년 9.5㎏, 2021년 10.2㎏ 등 계속 늘고 있다. 집밥에만 매달리지 않고 식생활 경향을 잘 이용한다면 쌀 소비를 늘릴 여지가 있다는 얘기다.
글루텐프리식품 시장의 약진과 쌀가루 수요 확대도 고무적인 신호다. 글루텐은 밀에 함유된 불용성 단백질로 소화장애나 알레르기를 일으키기도 한다. 세계적으로 글루텐이 들지 않은 식품의 시장규모가 연평균 7.7% 성장하는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도 대표적 글루텐프리식품인 쌀가공식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것이다. 쌀빵이나 쌀면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으며, 이에 맞춰 농림축산식품부도 가루쌀(분질미) 공급을 2027년 20만t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처럼 집밥 소비는 줄었지만 가공 밥류 소비 확대, 글루텐프리 신수요처 창출 등은 쌀산업의 부활 가능성이 엿보이는 청신호라 할 수 있다. 쉽지 않은 상차림이 한식의 약점이긴 하나 밥에 대한 인식은 부정적이지 않다. 가정간편식(HMR) 시장규모는 지난해 이미 5조원을 넘었고, 농식품부 ‘천원의 아침밥’을 이용해본 학생들은 대부분 사업 확대를 원했다. 쌀산업의 전망이 어둡지 않은 이유다.
집밥을 선호하는 중노년층을 위해서는 품종별 밥솥 개발 등 밥맛을 더욱 고급화하고, 젊은층을 대상으로는 가공 밥류 및 쌀가공식품 시장을 키운다면 다시 ‘쌀이 대접받는 시대’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아울러 이러한 기조에 맞춰 정부나 쌀 관련 기관의 홍보 역시 소비자 관점을 최우선으로 해야 함은 물론이다. ‘쌀은 소중하다’ ‘쌀은 몸에 좋다’는 당위성만 외쳐서는 현실을 바꿀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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