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산책] 폰지 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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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각종 사기 사건이 심심찮게 뉴스에 나오고 있다.
그러나 실상은 아무런 사업도 하지 않으면서 새로 유치한 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수익을 지급하며 사치스러운 생활을 즐기다가 결국 사기가 들통나 수감됐다.
1997년 알바니아 금융사기 사건은 국민 대부분이 고수익에는 고위험이 따른다는 투자의 기본도 모르는 상태에서 국민의 60% 이상이 폰지 사기에 휘말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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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수익 미끼로 투자 현혹
가상화폐·부동산 등 내세워
국내외에서 끊임없이 일어나
“고수익에는 고위험이 따른다”
투자 기본 원칙 꼭 명심해야
최근 각종 사기 사건이 심심찮게 뉴스에 나오고 있다. 테라·루나 사태는 가상화폐 코인을 예치하면 최고 연 20%라는 높은 금리를 보장하며 투자를 유치했다.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 조작 사태는 다수의 투자자를 불법적으로 모집해 장기간 주가를 띄우며 높은 수익금을 미끼로 사업을 하다가 수많은 피해자를 발생시켰다.
이들은 수익을 내는 사업을 전혀 하지 않거나 높은 수익을 내지 못함에도 새로운 투자자의 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높은 수익금을 지급하는 전형적인 투자 사기다. 높은 수익금을 받은 사람들은 그 사업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생각해 더 큰돈을 벌고자 추가 투자를 한다. 이에 더해 소문을 듣고 신규 투자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몰려든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투자 유입은 지지부진하게 되고 일부 투자자는 사업 구조나 수익성에 의구심을 가져 투자를 꺼리게 된다. 결국 사기 행각은 발각되고 망하기 전에 돈을 챙겨 도주하거나 법의 심판을 받게 된다. 이를 폰지 사기(Ponzi Scheme)라고 한다.
1920년대 찰스 폰지는 미국·유럽 간 국제반신우편의 가격 차이가 크다는 것에 착안해 대규모 투자자를 모집했다. 그러나 실상은 아무런 사업도 하지 않으면서 새로 유치한 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수익을 지급하며 사치스러운 생활을 즐기다가 결국 사기가 들통나 수감됐다. 이런 사기 행각에서 폰지 사기라는 용어가 명명됐다.
이런 사기 행각은 과거에는 건강식품·의료기기 등 실물 자산을 대상으로 하다가 최근 가상화폐·대체불가토큰(NFT)·부동산 등 다양한 형태의 자산으로 옮겨오고 있다.
폰지 사기는 국내외에서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1997년 알바니아 금융사기 사건은 국민 대부분이 고수익에는 고위험이 따른다는 투자의 기본도 모르는 상태에서 국민의 60% 이상이 폰지 사기에 휘말린 것이다. 그 결과 알바니아는 국가 경제체제가 붕괴되고 정치적·사회적 불안정을 겪었다. 미국의 버나드 메이도프는 나스닥 증권거래소 위원장을 지낸 자신의 명성을 바탕으로 최대 650억달러 규모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투자 사기를 벌이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폰지 사기가 끊임없이 발생해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유사수신 혐의업체 관련 수사 의뢰 건수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들은 우선 보증 능력이 없는 지급 보증을 앞세워 안전 투자라고 홍보한다. 둘째, 아트테크나 NFT 등 생소한 신종·신기술 분야라서 높은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고 속인다. 셋째로는 투자자를 현혹하고자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 허위 성공 사례 등을 적극적으로 광고한다. 대표적인 국내 사례로는 조희팔 사건과 머지포인트, 테라·루나, SG증권 사태 등이 있다.
지금도 폰지 사기의 위험은 산재해 있다. 이를 예방하려면 첫째로는 수익 모델과 실물 거래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확정적으로 고수익 보장을 약속하는 경우, 둘째로는 투자자 유치를 위해 판매 수당이나 사업 수당을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운용되는 경우, 셋째로는 사업 구조나 수익성을 검증하기 어려운 기술과 사업 내용을 내세우는 경우를 의심해야 한다. 넷째로 투자금 계좌의 아이디나 공동인증서를 요구하거나 법인·타인 명의 입금을 요구하는 경우 역시 의심의 대상이다.
위험을 수반하지 않으면서 쉽고 안전하게 높은 수익을 보장하는 투자는 없다. 고수익에는 고위험이 따른다는 것이 투자의 기본이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경제학의 금언을 명심해야 한다.
노상환 경남대 부동산경제금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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