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러그 뽑고 집에서 태양광 썼더니…잡았다 전기요금 도둑!

서지민 2023. 8. 21.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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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에너지 생활] 에너지 컨설턴트에게 배워보는 절전 ‘꿀팁’
가전제품 대기전력 차단 습관화
밥솥 보온모드 사용은 자제해야
인버터 에어컨 약하게 오래 켜고
냉장고 용량 80% 채우는 게 좋아

매달 통장에서 빠져나가는 전기요금 가운데 10%는 내가 직접 쓰지도 않은 전기에 붙은 금액이다. 어디론가 줄줄 새어나가 낭비된 전기는 요금 폭탄으로 돌아오고 환경오염을 가속한다. 어떻게 하면 에너지 사용량을 ‘싹둑’ 절감할 수 있을까? 에너지 컨설턴트 활동을 하고 있는 전문가에게 에너지 절약 방법과 도움되는 제품을 알아봤다.

에너지 컨설턴트란 가정·상가·학교를 방문해 에너지 사용 실태를 진단하고 맞춤형 절감 방법을 제안하는 사람이다. 지방자치단체나 민간기관에서 양성 과정 수업을 이수하면 에너지 컨설팅 활동을 할 자격이 생긴다. 김지동 컨설턴트(41)는 2018년 해당 과정을 모두 이수한 후 세종시 조치원읍 상리에서 지금까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그는 “불과 몇년 사이 집집마다 사용하는 가전제품 종류가 다양해졌다”며 “에어프라이어·에어드레서·전기레인지 등 전기를 잡아먹는 제품을 효율적으로 사용해 낭비를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스위치 버튼형 멀티탭은 플러그를 뽑지 않아도 대기전력을 차단할 수 있는 아이디어 상품이다. 버튼만 ‘딸깍’ 누르면 돼서 편리하다.

◆평상시=김 컨설턴트는 평상시 가장 신경 써야 하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단연 대기전력 차단”이라고 답했다. 대기전력이란 제품의 전원을 꺼도 콘센트에 플러그가 꽂혀 있으면 소모되는 전기다. 예를 들어 가족 구성원이 모두 외출해 에어컨·TV가 꺼져 있는 낮 시간에도 끊임없이 에너지가 낭비되고 있다는 뜻이다. 시간당 대기전력은 에어컨 1.7W, 대형 TV 1.27W, 완충된 로봇청소기는 2.5W에 달할 정도다.

대기전력이 있는 가전제품인지 확인하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전원 버튼을 유심히 보면 된다. 동그라미 사이로 막대가 나와 있으면 대기전력이 있는 제품, 막대가 동그라미 안에 쏙 들어가 있으면 대기전력이 없는 제품이다.

플러그 뽑기를 습관화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지만 만약 지키기 어렵다면 아이디어 상품의 도움을 받는 방법도 있다. ‘스위치 버튼형 멀티탭’은 멀티탭 각 구마다 버튼으로 전력을 차단할 수 있게 해놓은 제품이다. 콘센트가 매번 플러그를 꽂고 빼기 어려운 곳에 있을 때 유용하다.

스마트폰과 연동해 집 밖에서 전력을 차단할 수 있는 ‘IoT 스마트 플러그’도 있다. 만약 깜빡하고 선풍기를 끄지 않고 외출했어도 간단히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에 들어가 버튼만 누르면 바로 전원을 끌 수 있다. 또 예약 기능을 사용하면 일정 시간이 지나고 충전이 완료된 제품의 전력을 끊어 불필요한 전력 낭비를 막을 수 있다.

생활 방식에 작은 변화를 주는 것만으로도 에너지 소모를 줄일 수 있다. 밥은 먹을 만큼만 한다. 한번에 많은 양의 밥을 해두고 전기밥솥 보온 모드를 사용하면 오랜 시간 열을 내야 해서 평소보다 10배 넘는 에너지를 쓰게 된다. 세탁기는 여름 기준 2∼3일에 한번 돌리는 게 적당하다. 너무 자주 쓰면 그만큼 물을 끌어오고, 물을 덥히는 데 에너지를 소모하기 때문이다. 냉장고는 용량의 80%를 채워 빈 공간을 줄이고 한기가 곳곳에 잘 퍼질 수 있게 하는 것이 좋다.

에너지 소비효율 등급이 높은 가전제품을 구매해야 전력 소모를 최소화할 수 있다.

◆하·동절기=7∼8월 전기요금 폭탄의 주인공은 에어컨이다. 다만 똑똑하게 사용하면 알뜰살뜰 전기를 아낄 방도가 있다. 정속형(구식)·인버터형(신식) 절약 방법이 다르다. 둘은 외관으로 구별하기 어렵지만 제조일자가 2011년 이전이면 대부분 정속형, 이후면 인버터형이다.

정속형은 설정에 상관없이 일괄적으로 실외기가 작동하기 때문에 최대한 짧게 쓰고 빨리 전원을 끄는 것이 좋다. 인버터형은 껐다 켤 때마다 에너지 소모를 많이 하므로 일정 실내 온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약하게 오래 켜놓는 편이 좋다. 처음 20∼30분 동안 낮은 온도로 설정해 실내 온도를 빠르게 떨어뜨리고 이후 무풍 모드로 고정해놓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정용 태양광·풍력 발전기’를 사용하면 여름철 급증하는 전기 사용을 분산시킬 수 있다. 베란다 창문에 간단히 설치하기만 하면 된다. 에너지를 저장할 순 없지만 냉장고 등 24시간 가동해야 하는 가전제품을 쓸 땐 유용하다. 지방자치단체별로 태양광보조금을 지원하는 곳도 있으니 문의 후 지정된 기업을 통해 설치하면 된다. 또 ‘태양광 휴대전화 충전기’ 역시 이맘때 쓰기 좋은 상품이다. 햇빛 좋을 때 잠시 동안 휴대전화를 충전할 수 있으니 요긴하게 쓰인다.

겨울엔 간단한 ‘창문 공사’가 도움이 된다. 문틈에 문풍지를 덧대어 붙여 스며드는 한기를 차단한다. 유리창에 일명 ‘뽁뽁이’라 불리는 에어캡을 붙이면 확실히 열 손실을 막아준다. 특히 아직 일반 보일러를 사용하는 집이라면 ‘콘덴싱 보일러’로 바꾸는 것을 고려해볼 만하다. 콘덴싱 보일러는 한번 빠져나가는 열을 재순환시키기 때문에 에너지 절감 효과가 크다. 단, 연통은 상향 설치해야 하고 물이 빠져나갈 수 있는 배수구가 같이 있어야 해 교체 작업 전 확인이 필수다.

대기전력이 있는 가전제품인지 확인하려면 전원 버튼을 보면 된다. 대기전력 있는 제품(왼쪽), 없는 제품(오른쪽)이다.

◆전기 외 다른 에너지 절약도 중요=에너지 컨설턴트들은 전기 사용 줄이기에만 급급해서 다른 에너지를 흥청망청 쓰는 일을 경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전력 사용을 낮추면 당장 전기요금이 적게 나와 동참하는 이가 많지만, 다른 에너지 줄이기는 까다로운 것에 비해 몸소 절약효과를 느낄 수 있는 장점이 부족해 간과하기 쉽다는 것.

김 컨설턴트는 “쓰레기를 처리·재활용하는 기계 역시 전기를 쓴다”며 “컨설팅을 할 때 마지막으로 강조하는 것이 쓰레기 줄이기와 대중교통 이용”이라고 말했다. 그는 “쉬운 예로 전기차를 탄다고 할지라도 그 많은 전력을 만들어내는 것 역시 에너지를 소모하는 일”이라며 “내 집에서 나가는 전기가 아니란 이유로 낭비해선 안된다”고 덧붙였다.

쓰레기를 줄이려면 다회용품 플라스틱 사용을 1순위로 둬야 한다. 텀블러를 활용하고, 장바구니 들고 다니기를 습관화한다. 최근엔 전국 마을 주민센터에 일회용 플라스틱 컵 수거함이 많이 설치돼 있다. 내용물을 깨끗이 제거해 일회용 플라스틱 컵을 반납하면 보증금 300∼500원을 돌려받을 수 있으니 애용해보자.

음식물 쓰레기를 버릴 땐 최대한 물기를 꽉 짜야 처리할 때 수월하다. 이때 써보기 좋은 아이디어 상품도 있다. 바로 ‘음식물 쓰레기 탈수기’다. 손쉽게 손잡이만 누르면 용기가 회전해 안에 있는 내용물이 탈수된다.

“집집마다 방문해 컨설팅하다보면 제각각 다른 생활 방식으로 살고 있어도 결국 에너지가 낭비되는 포인트는 비슷해요. 습관 속에서 하나둘씩 절약하는 버릇을 들이고, 몇가지 이색 아이디어 상품을 구매해서 활용하다보면 재미있게 전기요금도 줄이고 환경보호에도 동참할 수 있습니다. 적극 도전하길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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