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 세계는 우리 교실, 세계는 하나

민성숙 2023. 8. 21.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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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 가능성이 가장 높은 나라로 주목받는 인도.

20년 전 인연이 있어 그동안 가끔 인도에 다녀가곤 했었다.

나를 필요로 하는 곳, 그동안 세상으로부터 받은 것을 돌려 주고 갈 수 있는 곳이 내게는 인도였다.

그렇다면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사회, 4차산업혁명시대는 이보다 더 빠르게 세계와 가까워지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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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성숙 강원글로벌미래 교육연구원장

발전 가능성이 가장 높은 나라로 주목받는 인도. 20년 전 인연이 있어 그동안 가끔 인도에 다녀가곤 했었다. 지난 봄 친정아버지와 시어머니가 연이어 돌아가셔서 한 달 사이 두 번의 장례를 치르면서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그리고 내가 살아온 날보다 살아 있을 날이 적다는 것을 인식하고,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 고민하게 됐다. 그래서였을 것이다. 보따리를 싸서 무작정 인도로 온 것은. 나를 필요로 하는 곳, 그동안 세상으로부터 받은 것을 돌려 주고 갈 수 있는 곳이 내게는 인도였다. 인도는 학교에서 악보 읽기를 가르치지 않는다. 힌두 전통음악을 가르치기에 듣고 따라 부르는 청음 실력은 뛰어나지만 정작 악보를 읽지 못한다. 하여 아이들에게 더 폭넓고 다양한 음악의 세계를 알게 해 주고 싶어 이들의 음악선생을 자처하고 떠난 길이다. 이미 간간이 그런 일들을 해왔던 터라 요청이 있는 지역에 가서 악보 읽는 법을 가르치고 악보 문맹 퇴치를 하면서 지내는 요즘, 이제야 사람답게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남인도 타밀라두 주에 있는 쓰리빌리뿌뜨에서 일주일간 뮤직아카데미를 진행했다. 그 첫 시간, 별보다 더 반짝이는 눈을 가진 예쁜 친구들을 만났다. 한국이었으면 벌써 내다 버렸을 낡은 키보드 하나에 두명이 앉아 공부하는 아이들. 더듬더듬 악보 읽는 법을 배우고, 생전 처음 키보드 레슨을 받는 친구들의 모습이 너무도 아름답다. 교육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상황에서도 열심히 배우는 아이들을 보면서 가르치는 내가 오히려 더 많이 배웠다.

내가 있었던 곳은 20년 전 첸나이 마두완탕갈에 세워진 신학교다. 신학생과 인도 목사님들이 한글을 배우고 싶어 하는 열망이 생각보다 뜨겁다. 그래서 인터넷 줌 강의로 한글교실을 시작했다. 역설적이게도 코로나를 겪으면서 우리는 온라인 시대를 받아들이게 되었다. 강의실에 앉아 강의를 듣던 시대는 이미 구시대가 돼 가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사회, 4차산업혁명시대는 이보다 더 빠르게 세계와 가까워지지 않겠는가. 이미 점점 학교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세계가 아이들의 교실이고 하나의 공동체가 돼 가고 있다. 그러니 교육현장에서 미리, 멀리 보면서 아이들의 미래를 준비해 주어야 한다. 머뭇거리다가 때를 놓치면 어른으로서 참 미안한 일이다.

4차산업혁명시대에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진지하게 생각해 보기 바란다. 단순히 기계를 잘 조작해서 정보검색을 남들보다 빨리할 수 있는 기술자들을 양성할 것인가, 아니면 기계가 할 수 없는 사람의 영역, 영혼과 마음이 건강한 깨어 있는 사람으로 키워낼 것인가. 깨어 있는 사람이란 삶의 진실한 부분을 알고 있는 사람을 말한다. 이 선택은 아이들보다 먼저 세상을 살아 낸 우리 어른들의 몫이다. 아이들은 부모의 등을 보면서 배운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민성숙 강원글로벌미래 교육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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