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예보의 새로운 패러다임[내가 만난 名문장/우진규]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 2023. 8. 20.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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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혁명은 근대 사회에 격변을 불러일으켰다.

현재 일기예보는 4차 산업혁명이 가지고 온 또 다른 격변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일기예보는 예전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바둑으로 제압했던 것처럼 인공지능과 예보관 중에 누가 더 훌륭한가를 따질 수 있는 영역은 아닐 것이다.

뒤샹의 그림이 미술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듯이, 예보도 예보관과 AI 등이 경쟁 또는 공존하면서 한층 더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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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이라는 것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미술가들이 있을 뿐이다.”
―E H 곰브리치 ‘서양미술사’ 중에서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
산업혁명은 근대 사회에 격변을 불러일으켰다. 사진기의 발명으로 그 당시 미술계에는 미술의 본질에 대한 물음표가 던져졌고, 뒤샹은 ‘계단을 내려오는 누드 넘버2’ 그림을 내놓으며 현대 미술의 지평을 열었다.

예보는 미술에 비유되곤 한다. 일기도라는 그림을 그리며 그 안에 담겨 있는 의미를 찾아내는 점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현재 일기예보는 4차 산업혁명이 가지고 온 또 다른 격변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대중화되었고, 예보관의 역할을 인공지능이 대체하게 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미 IBM, 구글 등 세계적 기업들은 벌써 인공지능을 활용한 기상예측 모델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예보와 이를 만드는 예보관의 역할은 중요하다고 본다. 일기예보가 날씨 변화를 예측하여 미리 수요자에게 알리는 수동적 형태에서 수요자의 행동 결정이 가능하도록 능동적 형태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기상청 또한 이런 기류에 맞춰 폭염, 집중호우 등 기상재해로부터 ‘골든타임’을 확보하기 위해 호우 재난문자서비스 시범 운영에 돌입했고, 동네예보의 시간해상도를 1시간 단위로 좁히며 날씨에 대해 수용자가 더욱 적극적인 행동을 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예보에는 기계적인 분석보다는 종합 분석이 중요하기에 인간의 역할은 여전히 중요하다.

일기예보는 예전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바둑으로 제압했던 것처럼 인공지능과 예보관 중에 누가 더 훌륭한가를 따질 수 있는 영역은 아닐 것이다. 뒤샹의 그림이 미술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듯이, 예보도 예보관과 AI 등이 경쟁 또는 공존하면서 한층 더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그것이 예보의 정확성을 높이는 길이기도 할 것이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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