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장’ 스페인, 여자월드컵 첫 우승
첫 16강 진출 후 4년 만에 ‘정상’
스페인이 여자월드컵 세 번째 도전만에 첫 정상에 올랐다.
스페인은 20일 호주 시드니의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결승에서 잉글랜드에 1-0으로 이겨 우승을 차지했다. 스페인은 그동안 ‘무적함대’로 불리며 남자축구에서는 손꼽히는 강호로 군림해왔지만, 여자축구 쪽에서는 후발국에 가까웠다.
유럽 강호들에 밀려 월드컵은 구경도 못해보다가 2015년 캐나다 대회에서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에 이름을 올렸다. 두 번째 대회인 2019년 프랑스 대회에서 첫 16강 진출에 성공하더니, 월드컵 첫 출전 이후 고작 8년 만에 월드컵 우승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만들어냈다.
팽팽한 흐름은 전반 29분 깨졌다. 하프라인 근처에서 공을 탈취해 역습에 나선 스페인은 마리오나 칼덴테이가 왼쪽 측면에서 내준 패스를 쇄도한 올가 카르모나가 그대로 왼발로 차 반대편 골대 하단 구석을 정확히 찔렀다. 스페인은 후반 초반 얻어낸 페널티킥을 헤니페르 에르모소가 실축하며 위기를 맞았지만, 1점차 리드를 끝까지 지켜냈다.
현재 최고 선수로 꼽히는 알렉시야 푸테야스를 보유한 스페인은 이번 대회에서 우승권에 근접한 팀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대회를 앞두고 에이스인 푸테야스가 무릎 부상으로 컨디션이 온전치 못했고, 일본과 조별리그 최종전서 0-4 대패를 당하는 등 흔들리는 모습이 역력했다.
스페인은 스위스와 16강전에서 5-1로 승리하며 살아났다. 8강과 4강에서는 직전 대회 2위, 3위였던 네덜란드와 스웨덴을 차례로 제압하며 결승까지 순항했다. 그리고 지난해 유럽여자축구선수권대회(여자 유로 2022) 8강전에서 잉글랜드에 당한 패배(연장 1-2 패)까지 설욕했다.
한편 대회 최우수선수(MVP)에게 주어지는 골든볼은 미드필더로 대회 내내 스페인의 공격을 지휘한 아이타나 본마티에게 돌아갔다. 2003년생 공격수 파라유엘로는 영플레이어상의 영예를 안았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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