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통제분석팀, 장기근무자 순환배치…경남은행 쇄신방안 속도낸다

경남CBS 이상현 기자 2023. 8. 20.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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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통제분석팀' 신설…내부통제 전반 분석해 시스템 혁신
'비상경영위원회' 설치…객관적 진단 위해 은행 외부인사 참여
동일근무 장기 근무자 70여명 전보인사…순환배치 마무리
BNK경남은행 본점 전경. 경남은행 제공


560억원대의 내부 횡령사고가 발생한 BNK경남은행이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 조직 내에 내부통제분석팀과 비상경영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쇄신방안의 본격적인 실행에 나섰다.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허술한 내부통제 시스템을 혁신하고, 사고 취약부문에 대한 통제 강화하기 위한 대책들을 추진하는데 속도를 낸다.

'내부통제분석팀' 신설…내부통제 전반 분석해 시스템 혁신


BNK경남은행은 내부통제 시스템 혁신과 금융사고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전담할 내부통제분석팀을 신설했다. 재발방지를 전담한 조직을 새로 만들겠다는 것으로, 사고 직후, 은행 측이 재발방지책과 관련해 가장 먼저 내놓은 방안이다.

행장 직속 조직으로 만들어진 내부통제분석팀은 관련 업무 경력과 역량을 갖춘 우수 인력이 배치돼 내부통제현황 전반을 전문적으로 분석한다. 또, 관련 규정과 업무프로세스 등을 원점에서 점검해 개선하는 역할을 맡는다.

주요 과제는 사고 취약부문에 대한 통제 강화, 자체 내부통제 역량 제고, 건전한 내부통제 문화 정착이다. 인사관리 등 기본적인 내부통제 기능을 점검하고, 고위험 업무 직무에 대한 분리 통제를 명확히 한다. 준법감시조직의 역량과 책임을 강화하는 한편 사고예방 감독 기능도 확충한다.

내부고발자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고, 금융사고 예방교육과 윤리교육 등을 실질화해 자율적인 내부통제 문화도 정착시킬 계획이다.

경남은행 관계자는 "이번에 신설된 내부통제분석팀은 전문적이고 객관적인 분석을 통해 전면적이고 강도 높은 혁신을 추진해 나갈 것"이러고 말했다.

'비상경영위원회' 설치…객관적 진단 위해 은행 외부인사 참여


은행 내부에는 비상경영위원회도 설치된다. 내부통제 기능 강화는 물론, 더 나아가 은행의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근원적인 혁신을 하겠다는 게 배경이다. 비상경영위원회 설치는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지주가 주도적으로 추진했다.

은행 내 독립조직인 비상경영위원회는 금융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쇄신책을 마련하는 동시에 경영관리와 인사, 내부통제 등에 대해서도 개선방향을 제안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특히, 전문가적 입장에서 객관적인 시각으로 경남은행의 조직과 업무프로세스 등을 정확히 진단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외부 인사인 이재술 전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회장이 위원장을, 이한창 전 부산은행 준법감시인이 부위원장을 각각 맡았다. 독립적인 역할 수행을 위해 실무자도 지주 소속 직원을 파견할 예정이다.

BNK금융그룹 관계자는 "금융사고로 실추된 고객 신뢰를 조속히 회복한다는 방침 아래 비상경영위원회가 경남은행의 내부통제 역량을 한 단계 높이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BNK경남은행 본점 전경. 경남은행 제공

동일 부서 장기 근무자들 대상으로 전보 단행…장기 근무자 순환배치 마무리


BNK금융그룹은 18일 오후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장기 근무자 100여명 중 70여 명을 대상으로 인사발령을 내렸다.

두 은행은 본점에서 5년 이상, 영업점에서 3년 이상 동일 업무를 맡고 있는 직원을 장기 근무자로 분류했다. 이번에 발령 난 직원은 은행 자금 업무와 연관이 있는 장기 근무자들이며 나머지는 올 연말 정기 인사 때 이동하게 된다.

앞서, 562억원을 횡령·유용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경남은행 투자금융부장 이모(51)씨는 2007년부터 약 15년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업무를 담당했다.

이번 인사에서 횡령 사건과 관련한 문책성 인사는 없었다고 은행 측은 설명했다. 다만 지난 9일 경남은행 리스크관리본부장(CRO)이 이 사건과 관련해 교체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내부 진통도…비상경영위원회와 내부통제분석팀 업무 중복 가능성, 노조도 반발


이처럼 경남은행과 그룹이 마련할 자구책들이 속도감 있게 추진될 전망이지만, 뜻하지 않게 내부 진통도 발생하고 있다.

우선, 지주가 설치한 비상경영위원회와 내부통제분석팀의 업무 범위가 일정 부분 겹치면서 혼선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비상경영위원회는 재발방지책 마련은 물론, 인사·조직·예산·비용 효율화 등 거의 경영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여 구체적인 실행 방안에서도 중복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다가, 비상경영위원회를 바라보는 경남은행 내부의 시선도 곱지만은 않다. 임시 조직이지만, 막강한 권력을 갖게 된 비상경영위원회의 설치에 대해 결국 지주가 은행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뒷배경이 있다는 분석이 많다. 경남은행에서 반대하는 경남은행-부산은행 전산망 통합 등의 민감한 부분에 대해서도 주도권을 잡으려는 속셈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경남은행 노조는 17일 오후 '무엇을 위한 비상경영위원회 신설인가'라는 이름의 성명을 내고 "사태의 해결이나 수습, 재발방지책 마련을 핑계 삼아 독립경영을 훼손하려는 속셈이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어 지주가 이미 모든 부문에 개입·통제하면서 비상경영위원회로 비용 효율화, 수익성 개선까지 검토하겠다는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경남은행 경영기획본부장 임재문 상무는 "내부통제분석팀 설치와 장기 근무자 순환배치 마무리 등의 정상적인 추진을 통해 은행 전직원들이 뼈를 깎는 자구 노력과 각성으로 고객과 지역민들에게 신뢰받는 은행으로 거듭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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