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경기 만에 꼴찌에서 2위로…KT ‘기적의 레이스’
부상병동에도 7할대 압도적 승률
이강철 감독 “선수들 경험의 힘”
KT는 지난 5월7일 올시즌 처음으로 10위로 떨어졌다. 개막 후 한 달이 지나 최하위에 머문 것은 2019년 이후 4년 만에 처음이었다. 그리고 KT가 마지막으로 꼴찌에 머문 날은 6월5일이었다. 이후 고공행진을 시작했다. 7월25일에는 5위를 찍어 5강권에 진입했고 8월 들어 4위, 3위를 거친 KT는 지난 19일 한화를 연장전 끝에 꺾고 2위가 됐다. 75일 만에 55경기를 치른 사이 꼴찌에서 2위까지 올라갔다.
10개 구단 체제가 시작된 2015년 이후, 6월에 10위로 처져 있던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KT는 현재 그야말로 마법 같은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기세는 멈출 줄 모른다. KT는 20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전에서 3-0으로 승리했다.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의 7이닝 3안타 11탈삼진 무실점 역투에 문상철의 결승포를 더해 주말 3연전에서 한화에 2승1패를 거뒀다.
지난 19일 KT에 밀려 3위로 내려간 SSG가 이날 인천에서 LG를 2-1로 꺾고 5연패를 벗어났지만 KT도 승리하며 1경기 차를 그대로 유지한 2위를 지켰다. KT는 10위에서 2위로 올라선 기간, 이날까지 0.714(40승16패)라는 압도적인 승률을 기록 중이다.
올해 KT의 모습은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하며 처음으로 가을야구에 나갔던 2020년과 흡사하다. 당시 KT는 하위권에서 시작해 2위로 시즌을 마쳤다. 하루도 꼴찌는 찍지 않았지만 52경기를 치른 7월4일까지 8위였던 KT는 후반기 질주를 펼쳐 9월29일 처음으로 2위에 올랐다. 약 석 달간 66경기를 치러 8위에서 2위로 올라갔던 2020년을 넘어 올해는 아예 꼴찌로 바닥을 치고도 두 달 반 만에 2위까지 올라가는 엄청난 레이스를 보여주고 있다.
2위까지 가시권에 둔 지난주, 이강철 감독은 이런 상황을 두고 “말이 안 된다”고 했다. “‘여기만 넘어서면 갈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생각할 때마다 정말 넘어서면서 올라왔다. 그동안 선수들이 쌓은 경험의 힘 같다”며 “다른 팀에서 우리를 볼 때 어렵게 보는 느낌을 받고는 있다”고 했다.
부상병동이 된 날벼락 속에 시즌을 시작한 KT는 지난해 13승을 거둔 선발 투수 소형준과 중심타자 강백호 없이 시즌을 치르고 있다. 지난해 홈런왕인 4번 타자 박병호도 지난 11일부터 종아리 통증으로 선발 출전하지 못하고 있는데도 KT는 질주를 멈추지 않고 있다.
배제성이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해 소형준의 공백을 완전하게 메워주고, 타자들은 말 그대로 돌아가며 활약하고 있다. 시즌 초반 김상수, 장성우가 활약하자 부상에서 돌아온 황재균이 터지더니 후반기에는 배정대와 이호연이 맹타를 휘두르는 중이다. 강백호가 없지만 김민혁, 문상철이 주전으로 뛰면서 해결사 본능을 마음껏 뽐내 타선 균형을 잡고 있다.
고척에서는 키움이 6-6으로 맞서던 8회말 1사 만루에 등판한 롯데 마무리 김원중에게서 얻어낸 김동헌의 몸에 맞는 볼로 밀어내기 결승점을 뽑은 끝에 7-6으로 승리했다. 최하위 키움은 롯데 3연전을 모두 쓸어담았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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