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4000억원 ‘쿨쿨’ 자고 있다
대한항공 12%·아시아나 33% 증가
코로나 영향…양사 이연수익 ‘짭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올해 상반기 말 기준 ‘미사용 마일리지’ 규모가 3조4000억원이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대한항공의 마일리지 이연수익은 2조4637억원, 아시아나항공의 이연수익은 9429억원이다. 이들 업체의 이연수익을 합하면 3조4066억원에 달한다.
이연수익은 ‘뒤로 미뤄진 수익’이다. 장부에는 부채로 남지만 이용객이 마일리지를 사용하거나 마일리지 사용기간이 끝나면 매출로 환산된다. 예컨대 항공권 가격의 10%를 마일리지로 적립해준다고 가정할 때 고객이 100만원짜리 항공권을 사면 재무제표에는 매출 90만원, 부채 10만원으로 인식된다. 이연수익 금액만큼 마일리지가 쌓여 있는 셈이다.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19년 상반기 말 이연수익과 비교하면 대한항공은 2조1951억원에서 12.2% 증가했다. 아시아나항공은 7057억원에서 33.6% 늘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마일리지 사용이 어려웠던 점을 고려해 마일리지 유효기간을 연장한 조치 등으로 이연수익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2020~2023년 소멸 예정이던 마일리지 유효기간을 최대 3년까지 연장했다. 두 항공사는 2008년 7월1일 이후 적립한 마일리지 유효기간을 10년으로 설정하고 있다.
마일리지 사용 서비스는 확대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항공권 운임 일부를 마일리지로 결제할 수 있는 ‘캐시 앤 마일즈’를 운영 중이다. 지난 10일부터 이용한도를 기존 운임의 최대 20%에서 30%(세금·유류할증료 제외)로 늘렸다. 지난 6월부터는 기내면세품도 마일리지로 결제할 수 있도록 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올 상반기 동남아시아와 일본, 시드니, 호놀룰루 등 여러 노선에서 마일리지로 항공권을 구매하면 마일리지 일부를 환급해주는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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