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된 농로, 하루 아침에 가로막혀"

제주방송 권민지 2023. 8. 20.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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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이 백 년 동안 사용해온 마을 농로에 갑작스럽게 철제 울타리가 설치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농로 폭이 절반 넘게 줄어 농기계나 차량 통행이 어려워지면서 주민들은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근처에서 숙박 업소를 운영하는 또 다른 주민은 손님들이 드나들기 곤란해져, 영업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합니다.

해당 농로는 오래 전부터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이용해왔던 길로, 새마을 사업 등을 거치면서 정비돼 온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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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주민들이 백 년 동안 사용해온 마을 농로에 갑작스럽게 철제 울타리가 설치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농로 폭이 절반 넘게 줄어 농기계나 차량 통행이 어려워지면서 주민들은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권민지 기자입니다.

(리포트)

좁은 농로 한가운데 철제 울타리가 설치돼 있습니다.

성인 키 만한 높이에 길이 30m 정도로, 이 울타리 탓에 농로 폭은 절반 넘게 줄었습니다.

이곳에 갑작스럽게 울타리가 들어선 건 어제(19) 아침 7시 반쯤.

권민지 기자
"이렇게 펜스가 설치되면서 사람 한 명이 겨우 지나다닐 정도로 좁아졌고, 차량이나 농기계는 통행이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마을 주민들은 100년 된 길이 하루 아침에 막혔다며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합니다.

우회할 수 있는 도로가 있기는 하지만 주민들의 불편함은 적지 않은 상황입니다.

강성호 / 성산읍 고성'신양 어촌계장
"조상 때부터 100년이 넘게 이 길을 사용하다가 갑자기 막아버리니까 당황스럽고 주민들이 통행을 못하니까 돌아서 밭으로 가야 되고..."

근처에서 숙박 업소를 운영하는 또 다른 주민은 손님들이 드나들기 곤란해져, 영업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합니다.

오은택 / 성산읍 고성리 주민
"이걸 어디다 하소연해야 됩니까. 어제만 해도 손님들이 여기까지 왔다가 돌아서 돌아서 겨우 와서, 얘기하고 사정하고 했는데 앞으로 예약한 손님들은 또 어떻게 할 건지 답답해 죽겠습니다."

울타리를 설치한 토지주 70대 A씨는 1986년 이 땅을 사들인 것으로 파악됐는데,

재산권을 행사하기 위해 설치했고 철거할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해당 농로는 오래 전부터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이용해왔던 길로, 새마을 사업 등을 거치면서 정비돼 온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지자체가 토지 매입을 거쳐 정식으로 개설한 게 아니라 관행적으로 형성된 비법정 도로인 만큼, 행정당국도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습니다.

성산읍 관계자
"내부적으로 회의를 거쳐서 관련법에 어떤 저촉 사항이 있는지... 필요하면 수사 의뢰를 하든지, 이것저것 좀 검토를 해서 조치할 생각입니다."

행정당국은 개인 간 문제라면서도, 주위 토지 통행권 방해 등의 혐의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거나, 보상이나 사용료를 지급하는 등 해결의 여지가 있는지 검토할 방침입니다.

JIBS 권민지입니다.

영상취재 고승한

JIBS 제주방송 권민지(kmj@jibs.co.kr) 고승한(q890620@naver.com)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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