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동 포항 감독, 극장골 승리에 한숨은 왜?
팬들이 환호하는 극장골 승부. 사령탑들은 골머리가 아프다. 포항 스틸러스 김기동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김 감독은 20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K리그1 27라운드에서 대전 하나시티즌을 4-3으로 꺾은 뒤 “이겼지만 기분이 나쁜 날”이라고 말했다.
이날 포항은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제카를 중심으로 화끈한 공세를 펼치면서 3-0으로 앞설 때까지는 훈풍이 불었다.
그러나 포항은 후반 35분 수비수 박승옥이 부상으로 이탈한 사이 대전 티아고에게 만회골을 내주면서 경기가 꼬였다. 후반 38분 티아고의 2번째 골 그리고 후반 45분에는 3-3 동점을 만드는 티아고의 해트트릭까지 터졌다.
당시 상황을 떠올린 김 감독은 “3-0으로 앞서가면서 우리 선수들이 너무 안일하게 대처했다. (3-0으로 앞서는) 흐름을 상대에게 넘겨줬다는 사실이 기분 나쁘다. 우리 선수들에게 축구를 진심으로 하라고 주문하겠다”고 말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후반 35분 교체 투입된 홍윤상이 데뷔전에서 극적인 결승골을 책임지는 최상의 그림이 연출됐다는 사실이다.
김 감독은 “홍윤상의 데뷔전 데뷔골을 축하하고 싶다”면서 “원래 중·고교 시절까지는 우리나라 최고의 선수였다. 아직 경기력은 부족한 부분이 있다. K리그 템포에 적응한다면 조금 더 좋은 활약을 보이지 않겠느냐”고 웃었다.
한편 이민성 대전 감독은 “0-3에서 3-3까지 쫓아간 선수들을 칭찬하고 싶다. 포항 상대로 경기를 따라간 부분은 분명히 발전했다”며 “실수로 실점하는 부분은 고쳤으면 한다. 마지막 실점도 실수에서 나왔는데, 우리가 승점 1점을 가져갈 기회를 놓쳤기에 아쉽다”고 말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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