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열차기관사 1호’ 알비올 안드레스 “시민들 하루 함께하고 싶어 도전… 韓 기술 전파도 목표” [차 한잔 나누며]
아르헨티나 출신… 여행 중 韓 정착
꿈 좇아 주변 만류에도 대기업 퇴사
밤낮 공부 매진 철도운전면허 취득
수차례 고배 딛고 김포라인 입사
“예능 출연 후 승객이 알아보기도
세계무대서 노하우 교류하고파”
“제 스스로 꼭 이루고 싶은 꿈을 좇았습니다. 시민들의 활기찬 하루의 시작과 마무리를 함께 하고 싶었습니다.”
그는 아르헨티나 출신이다. 그는 “K팝을 좋아하고, 음식 가운데는 돼지국밥을 즐겨 먹는다"고 했다. 남미에서 건너와 한국 사회 구성원이 된 지는 13년째다. 지난 11일 김포한강차량기지를 방문한 날 안드레스 기관사는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금색 골드라인을 배경으로 선 그는 전날 야간근무를 마쳤다고 했다. 목소리엔 피곤함이 느껴지지 않았고, 얼굴엔 미소가 가득했다.
아르헨티나에서도 이 업무에서 6년가량 활동했던 그였다. 그런 갈망 때문인지 대기업에서 5년 근무한 뒤 퇴사했다. 그야말로 무모한 도전이 이후 시작됐다. 주변에서 그의 새로운 도전을 말릴 정도로 힘든 과정이었다.
“외국인이라 안 된다는 규정은 없었어요. 한국인과 동일한 과정을 거치면 가능하다는 회신에 놓칠 수 없는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누구라도 말렸을 거예요.”
야심찬 희망을 갖게 된 계기는 2020년쯤. 국내 열차기관사 양성기관을 여러 차례 찾아가 직접 몸으로 부딪쳤다. 초기에는 만나는 이들마다 손사래부터 치기 일쑤였다. 발로 뛰면서 들렀고 줄기차게 문의한 끝에 긍정적 메시지가 돌아온 것이다. 밤낮으로 전문서적을 파고들어 결국 철도차량운전면허를 따냈다. 그는 전동차 및 디젤기관차를 다루는 자격을 보유했다. 도시철도는 물론이고 화물열차 운전도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면허 취득 이후엔 입사가 현안이었다. 입사지원서를 내며 취업하는 과정에서 잠시이지만 녹록지 않은 시기를 보냈다.
30대 중반을 넘긴 그에게는 또 다른 목표가 있다. 철도인으로서 한국의 선진기술을 해외에 전파시키는 게 목표다. 목표는 아니지만 기회가 닿으면 좋은 사람을 만나 가정을 꾸리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 그는 “한국은 기술적인 자립을 이뤘고, 외국에서도 그런 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며 “세계 무대로 나아가 그동안 경험한 운영 노하우와 발전 시스템을 교류하는 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김포=글·사진 강승훈 기자 shk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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