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과 신예의 만남, AI 활용한 안무… 늦더위 날릴 예술 축제의 향연
여름음악축제
백건우·물로바 등 유명 연주자 초청
젊은 아티스트들과 협업 기대감 커
서울세계무용축제
‘죽음과 노화’ 주제로 생애 주기 해석
김혜연, 국내 첫 챗GPT 적용해 눈길
우면산별밤축제
국립국악원 연희마당서 무료로 공연
판소리·굿·전통연희 등 관객과 ‘얼쑤’
늦여름 더위를 시원하게 날려 줄 예술 축제가 줄줄이 열린다. 국내외 거장부터 신진까지 다양한 세대가 하나 돼 다채로운 장르의 무대를 선사하는 클래식 음악·무용·국악 축제가 관객들과 만난다.
◆백건우 등 거장도 참여하는 음악축제
이에 따라, 데뷔 67년을 맞은 피아니스트 백건우, 5년 만에 내한하는 바이올리니스트 빅토리아 물로바, 프랑스 실내악단 트리오 반더러, 독일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트리오 가온 등 세계적 명성을 자랑하는 연주자와 실내악팀이 무대에 오른다. 이 중 특히 백건우와 물로바의 공연에 기대가 높다. 서고우니 예술의전당 공연예술본부장은 “(백건우 선생이) 한국의 젊은 아티스트들과 협업하는 것을 의미 있게 생각하면서 흔쾌히 초청을 수락해 주셨다”고 전했다. 1980년 시벨리우스 콩쿠르에 이어 1982년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우승한 뒤 이듬해 목숨을 걸고 미국으로 망명한 러시아 출신 물로바는 현존하는 세계 최고 바이올리니스트로 손꼽힌다.
바이올리니스트 이지혜를 비롯해 세계 정상급 교향악단 출신 등으로 꾸려진 이번 SAC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안토니오 멘데스 지휘) 연주도 기대를 모은다. 이 밖에 미디어아트와 결합해 현대음악 작곡가 스티브 라이시 작품을 선보이는 스튜디오페이즈 등 공모에 지원한 250개 팀 중 뽑힌 10개 팀이 참가한다.
◆‘죽음과 노화’ 조명하는 무용축제
26회째인 올해 서울세계무용축제(시댄스)가 한국 등 9개국 23개 무용단, 196명 무용인이 참가한 가운데 다음달 1일 개막해 17일까지 서울 시내 주요 공연장(26개 작품)에서 열린다. 올해와 내년 시댄스의 주제는 ‘죽음과 노화’다. 인간 생애 주기에 대한 깊은 고민과 연구를 무용으로 해석하기 위해 기획됐다. 이와 관련한 특집 무대로 홍신자의 ‘이불 위에서’, 예효승의 ‘흔적들(feat. 의식의 흐름)’, 남정호 외 3인의 ‘노화하는 몸’, 양한비의 ‘저는 지금 죽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김혜연의 ‘예술래잡기술’ 5개 작품을 선보인다.
이 중 ‘예술래잡기술’은 안무가가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를 활용해 창작한 국내 최초 작품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챗GPT를 비롯해 AI 활용 창작물 인정 여부 등은 예술계에서도 뜨거운 논란거리다. 김혜연은 “작품의 대본뿐 아니라 기획 방향, 안무 방법, 음악 활용, 무대 세트, 의상 콘셉트까지 모든 면에 챗GPT를 활용했다”며 “다만 이를 그대로 수용하는 게 아니라 연출, 안무가, 무대, 영상 등 전문가들이 챗GPT의 답을 어떻게 우리화할 것인가를 함께 고민했다”고 했다.
지난 19일 개막한 국립국악원의 ‘우면산별밤축제’는 다음달 16일까지 매주 토요일 저녁 서초구 국립국악원 연희마당 무대에서 펼쳐진다.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연희부가 창단 40주년을 기념해 악(樂)·가(歌)·무(舞)를 포함한 종합예술공연으로 축제의 첫 마당을 장식한 데 이어 판소리와 굿, 전통연희 등 남녀노소 관객이 어울려 즐길 수 있는 무대들이 준비된다. 국악 대중화를 이끄는 젊은 소리꾼 이봉근(판소리)과 함께 채수현(경기소리), 하윤주(정가)가 우리 소리의 다양한 매력을 알려 주고, ‘서울굿보존회’와 ‘전통연희창작집단 푸너리’가 굿 한마당을 선보인다. 또 전통연희꾼들이 서울·경기·영남·호남 지역의 대표적 탈놀이 작품을 신명나게 공연하고,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이 국악관현악곡을 들려준다. 모두 무료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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