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이어 女도 해냈다' 스페인 여자월드컵 첫 우승! 잉글랜드에 1-0 짜릿승... 골 넣는 수비수 카르모나 또 히로인 등극

이원희 기자 2023. 8. 20.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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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이원희 기자]
20일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결승전 스페인과 잉글랜드의 맞대결. 스페인 선수들이 우승을 확정 지은 뒤 기뻐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20일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결승전 스페인과 잉글랜드의 맞대결. 결승골의 주인공 올가 카르모나. /AFPBBNews=뉴스1
기뻐하는 스페인 축구팬들. /AFPBBNews=뉴스1
스페인이 여자월드컵 첫 우승을 차지했다.

호르헬 빌다 감독이 이끄는 스페인 여자축구 대표팀은 20일(한국시간) 호주 시드니의 스타디움의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린 잉글랜드와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결승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스페인 풀백 올가 카르모나가 전반 29분 결승골을 터뜨렸다.

스페인과 잉글랜드는 이번 대회를 통해 역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결승에 진출했다. 최종 승자는 스페인이 됐다. 스페인은 2015년 캐나다 대회에서 처음 월드컵 무대를 밟은 뒤 3번째 대회 만에 월드컵 정상에 올랐다.

스페인 남자축구는 세계적인 강팀으로 평가받지만, 그동안 스페인 여자축구는 정상과 거리가 멀었다. 월드컵 출전 역사부터 짧은 편이고, 뚜렷한 성적도 남기지 못했다. 첫 출전했던 캐나다 대회에서 조별리그 탈락한데다가 2019년 프랑스 대회에서는 16강 진출에 그쳤다. 하지만 이번 대회 감동의 우승 드라마를 작성했다. 새로운 기록도 작성했다. 스페인은 독일에 이어 남여 대표팀이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두 번째 팀이 됐다.

우승 여정이 순탄치는 않았다. 월드컵 C조에 속했던 스페인은 조별리그 첫 경기부터 일본에 0-4 대패를 당했다. 스페인은 팀을 재정비했다. 같은 조 상대 잠비아와 코스타리카를 모두 잡아내 최종성적 2승1패(승점 6)를 기록하고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16강에서도 '다크호스' 스위스를 5-1로 눌렀고, 8강에서는 네덜란드를 2-1로 꺾었다. 분위기를 이어간 스페인은 4강에서 '북유럽의 강호' 스웨덴을 잡아냈다. 최종 상대 잉글랜드까지 격파해 정상에 올랐다.

결승전 주인공은 스페인의 '골 넣는 수비수' 카르모나였다. 전반 29분 순간적인 침투를 통해 잉글랜드 수비진을 무너뜨린 뒤 완벽한 왼발 슈팅까지 날려 골망을 흔들었다. 카르모나는 지난 준결승 스웨덴전에서도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당시 스페인과 스웨덴은 경기 종료 직전까지 1-1 팽팽한 승부를 펼쳤는데, 후반 44분 카르모나가 결승골을 뽑아내 팀의 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결승전에서도 히로인가 됐다.

이날 축구통계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은 '결승골의 주인공' 올가에게 가장 높은 평점 8.4를 부여했다. 결승골뿐 아니라 태클 3회, 드리블 돌파 3회 등에 성공하며 공수 다방면에서 힘을 보탰다. 패스 성공률 95%를 찍은 스페인 미드필더 아이타나 본마티도 좋은 평점 8.0을 받았다.

스페인 축구대표팀. /AFPBBNews=뉴스1
스페인-잉글랜드 경기. /AFPBBNews=뉴스1
20일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결승전 스페인과 잉글랜드의 맞대결. 스페인 올가 카르모나(오른쪽)가 골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스페인은 4-3-3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지난 스웨덴전에서 골을 넣은 20세 공격수 셀마 파랄루엘로를 중심으로 알바 레돈도, 마리오나 칼덴테이가 스리톱으로 출격했다. 잉글랜드는 3-4-1-2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잉글랜드 에이스 로렌 험프, 카타 콜이 투톱으로 출격했다. 이번 대회 수많은 슈퍼세이브를 보여준 마리 업스가 골문을 지켰다.

결승전답게 양 팀은 초반부터 치열한 경기를 펼쳤다. 먼저 잉글랜드가 헴프를 앞세워 공격 찬스를 잡았다.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전반 5분 헴프의 왼발 슈팅은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고, 전반 16분 헴프의 슈팅은 골대를 맞고 나갔다. 측면에서 내준 크로스를 감각적인 왼발 슈팅으로 연결했는데, 마지막 운이 따르지 않았다. 스페인도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혀 여러 차례 찬스를 놓쳤다.

기뻐하는 결승골의 주인공 올가 카르모나. /AFPBBNews=뉴스1
스페인 올가 카르모나의 결승골 장면. /AFPBBNews=뉴스1
골 세리머니하는 올가 카르모나. /AFPBBNews=뉴스1
선제골은 스페인이 가져갔다. 역습이 제대로 통했다. 전반 29분 칼텐데이의 패스를 받은 카르모나가 반대쪽 골문을 향해 정확하게 꽂아 넣었다. 업스 골키퍼도 몸을 날렸지만 소용없었다. 결국 전반은 1-0, 스페인의 리드로 끝났다.

위기에 몰린 잉글랜드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두 장의 교체카드를 꺼냈다. 알레시아 루소, 라첼 달리를 빼고 로렌 제임스, 촐 켈리를 투입했다. 효과가 있는 듯했다. 잉글랜드는 파워풀 넘치는 제임스의 돌파를 앞세워 찬스를 만들어냈다. 참고로 제임스는 첼시 풀백 리스 제임스의 여동생으로 유명한 선수다. 하지만 잉글랜드에는 마침표를 찍어줄 선수가 없었다.

스페인-잉글랜드 경기. /AFPBBNews=뉴스1
잉글랜드 여자축구대표팀. /AFPBBNews=뉴스1
스페인-잉글랜드 경기. /AFPBBNews=뉴스1
스페인의 반격도 매서웠다. 후반 17분 본마티의 중거리 슈팅이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결정적인 기회도 있었다. 스페인은 후반 19분 상대의 핸드볼 반칙을 이끌어내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하지만 스페인의 '10번' 제니 에르모소 페널티킥이 업스 골키퍼 선방에 걸렸다.

그러나 경기 결과를 바꿀 수는 없었다. 잉글랜드는 반전을 만들지 못하면서 스페인 공격을 막아내는데 급급했다. 마지막 찬스까지 놓치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반면 '월드컵 첫 챔피언'이 된 스페인 선수들은 포효했다.

20일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결승전 스페인과 잉글랜드의 맞대결. 잉글랜드 골키퍼 매리 업스가 페널티킥을 막아내고 기뻐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20일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결승전 스페인과 잉글랜드의 맞대결. 스페인 올가 카르모나가 포효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아쉬워하는 잉글랜드 대표팀. /AFPBBNews=뉴스1

이원희 기자 mellorbiscan@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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