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수 방류 임박…‘한·일 결속’ 변수로

유정인·박용하 기자 2023. 8. 20.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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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선 의제 안 다뤘는데…일본 언론 “이심전심 한마음”
방류 뒤 여론 향방 따라 양국 관계 개선 속도에 영향 끼칠 듯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는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의제로 다루지 않았다. 다만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일본에 돌아가자마자 방류를 위한 최종 수순에 들어갔다. 일본 언론에서는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이심전심으로 오염수 방류에 뜻을 모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18일 미국 메릴랜드주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일 정상회담과 3국 정상 오찬을 마친 뒤 20분간 양자 정상회담을 열었다. 일각에선 기시다 총리가 양자 회담 중 윤 대통령에게 오염수 방류에 대한 이해를 구할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오염수 문제는 의제로 다뤄지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오염수 방류 문제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방류는 과학에 기반한 투명한 과정을 통해 처리돼야 하고, 저희는 국제적으로 공신력 있는 IAEA(국제원자력위원회) 점검 결과를 신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IAEA 점검과 계획대로 처리가 되는지는 일본과 한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에서 책임있는, 투명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일본 외무성의 한 간부는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오염수 문제를 두고 ‘아웅의 호흡(あうんの呼吸)’을 보이고 있다고 표현했다.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이심전심으로 한마음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부로서 (방류를) 판단해야 할 최종 단계에 이르렀다”며 처리를 서두르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일본으로 돌아온 뒤인 20일에는 후쿠시마 제1원전을 방문해 처음으로 오염수 방류 설비를 살폈다. 방류 준비가 충분히 이뤄졌는지 확인하고, 이와 관련된 의견을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에 전달하는 취지다.

기시다 총리는 이번주에 전국어업협동조합연합회 관계자와 면담을 갖고 방류 계획의 안전성과 풍평(소문) 피해 대책 등을 설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뒤 관계 각료회의를 열어 방출 시기를 최종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교도통신은 이날 “(정부는) 8월 하순을 축으로 검토해 방류 시기를 최종 판단한다는 의향”이라고 전했다.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는 한·미·일 결속의 실효성을 시험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3국 정상은 한·미·일 관계의 불가역적 변화에 힘을 싣지만 일방적 한·일관계 개선에 대한 국내 부정적 여론과 일본의 미진한 호응,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방류가 엮여 한·일관계 지반은 불안정하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실제 방류가 개시된 이후 국내·국제적 여론의 향방에 따라 한·일관계 개선 속도전의 정당성이 논쟁이 될 수 있다.

한·일 정상은 일단 관계 개선을 정당화하며 지속적인 결속에 무게를 실었다. 윤 대통령은 공동언론발표에서 “국내에서 (과거사 해법 관련) 정부 조치에 대한 반대 여론도 있지만 국민들은 미래 지향적인 관점에서 한·일 간의 관계 개선과 한·미·일의 협력이 우리 안보와 경제 발전에 매우 중요하다는 인식의 공감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일본 측의 ‘성의있는 조치’의 구체적 언급 없이 “(여러 분야 협력을) 윤 대통령과 함께 만들어 나감으로써 한·일관계를 더 견고하게 하겠다”고 했다.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20일 연합뉴스TV에 출연해 “(한·일관계에서) 과거에 매몰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박용하·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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