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1 현장] '스틸야드 역대급 난타전' → 포항, 대전에 4-3 드라마틱 승리… '후반 추가 시간 두 골 터진 명 경기'

조남기 기자 2023. 8. 20.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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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포항)

난타전 게임에서 기어이 홈팀이 웃었다.

20일 오후 7시, 포항시에 위치한 포항 스틸야드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3 27라운드 포항 스틸러스-대전 하나 시티즌전이 벌어졌다. 경기 결과는 4-3이었고 승리는 포항이 가져갔다. 포항은 전반 41분·후반 6분 제카, 후반 31분 김승대, 경기 종료 직전 홍윤상의 연속골을 앞세워 대전을 제압했다. 대전은 후반 35·38·45+6분 티아고의 해트트릭으로 추격 의지를 보여줬다. 이로써 포항은 2위 자리를 공고하게 다지며 다시금 선두 추격 의지를 키우게 됐다.

전반 초반 두 팀은 서서히 서로의 공간을 빼앗으려 움직였다. 대전은 마사를 앞세워 빌드업을 전개했고, 포항은 측면의 크로스와 헤더로 대전의 빈틈을 노렸다. 최근 컨디션이 나쁘지 않은 두 팀이라 경기는 한 편으로 쉽게 기울지 않았다.

전반 17분, 대전의 미드필더 주세종이 김승대를 압박해서 볼을 따낸 뒤 반대로 크로스를 올렸다. 이후엔 김영욱이 강력한 중거리슛을 시도했다. 황인재 포항 골키퍼가 선방으로 상황을 해결했다. 대전의 좋은 공격이었다.

게임이 벌어지는 포항 스틸야드는 최근 한국을 덮친 무더위에서 약간은 벗어난 듯했다. 평균 온도가 26도가량이었고 스타디움 내부에도 제법 강도가 있는 바람이 불었다. 전반 20분엔 포항의 왼쪽 풀백 완델손이 페널티 아크 근처에서 슛 찬스를 잡았으나 정확도가 다소 떨어졌다. 전반 29분엔 대전의 전병관이 각도를 만들어 중거리슛을 시도했다. 포항의 수문장 황인재는 볼을 안전하게 품에 안았다.

전반 후반부까지 두 팀은 쉽게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어느 정도 선까지 빌드업은 전개가 됐으나 수비 라인이 견고해 두 팀 모두 패스 성공률이 떨어졌다. 파이널 써드 지역에 들어서면 공격팀이 볼 소유권을 예상보다 쉽게 상실했다.

골은 급작스럽게 들어갔다. 전반 41분, 포항의 제카가 날았다. 제카는 좌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에 정확하게 머리를 댔다. 공은 대전 골대 상단을 맞고 골라인을 넘어갔다. 다소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던 경기가 순식간에 속도감이 생기는 장면이었다. 제카의 헤더 이전 완델손의 얼리 크로스 정확도도 상당했다.

포항의 득점 이후엔 대전이 곧바로 카운터를 쳤다. 레안드로가 패스하고 마사가 때린 슛을 황인재가 다시금 막아냈다. 전반전 기준 황인재의 선방 능력은 대단한 수준이었다. 전반 44분엔 대전의 최전방 공격수 티아고가 거친 태클로 경고를 받았다. 선제골로 에너지를 얻은 포항은 전반 막판 계속해서 몰아쳤다. 백성동의 슛 정확도가 아쉽기는 했으나 다시금 골에 가까운 장면을 연출했다. 제카와 김준호의 패스 플레이가 좋았고, 김준호의 크로스도 날카로웠다.
 

 

이렇게 전반전은 1-0, 포항의 리드로 마감됐다. 대전은 후반전에 동점골을 이룩하기 위해 보다 전략적으로 게임을 풀어가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대전은 후반 시작과 함께 레안드로를 빼고 발이 빠른 김인균을 투입했다. 속도전으로 승부를 보려는 심산인 듯했다. 포항 또한 김준호를 빼고 김인성을 넣으며 전술 변화를 예고했다.

후반 초반 다시 골을 추가한 클럽은 포항이었다. 후반 6분, 또 제카였다. 그리고 또 헤더였다. 제카는 측면에서 날아온 크로스에 민첩하게 반응했다. 포항은 역습에서 빠르게 볼을 운반했는데 그것이 김인성을 거쳐 측면으로 쇄도하는 김승대에게 연결됐고, 김승대는 정교한 크로스로 날아오른 제카를 겨냥했다. 이후는 간단했다. 하늘을 지배한 제카가 자연스럽게 헤더로 골을 만들었다.

후반 8분 포항이 또 좋은 속공을 만들었다. 오프사이드로 결정 나기는 했으나 공간을 빠져든 김승대와 문전으로 쇄도하는 백성동의 움직임이 훌륭했다. 이제 대전은 더 큰 위기에 빠지게 됐다. 0-2로 밀린 상황에서 위험을 감수하고 계속 라인을 위로 끌어올려야만 했다. 반면 포항은 김인성-제카-김승대를 앞세워 원하는 대로 역습 찬스를 만들어갈 수 있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이민성 대전 감독은 후반 14분 교체 카드 세 장을 한 번에 사용했다. 오재석과 김영욱과 주세종을 빼고 이진현과 배준호와 이현식이 들어갔다. 공격적으로 게임을 운영해야 하는 상황이 교체에도 반영된 순간이었다.

후반 18분엔 포항의 호재, 이호재가 그라운드를 밟았다. 미드필더 한찬희도 들어갔다. 김기동 포항 감독은 제카와 김종우를 뺐다. 필드에서 뛰는 선수들의 체력을 보완하기 위한 카드인 듯했다. 후반 17분엔 백성동이 페널티 아크에서 슛 찬스를 잡았으나 빗나갔다. 후반 19분엔 김승대의 패스를 받은 이호재가 침투해 박스 안에서 경합했다.

포항은 추가골 기회가 많았다. 후반 21분엔 김인성의 슛이 골대를 맞고 나왔다. 2-0까지는 좋았지만 이후 골 찬스를 많이 놓치고 있는 포항이었다. 대전은 다시금 교체 카드를 발동했다. 센터백 김현우를 빼고 변준수를 넣었다. 후반 25분, 대전의 센터백 안톤은 포항의 역공을 차단하는 과정에서 옐로카드를 받았다.

후반 27분엔 대전의 배준호가 페널티 박스 정면에서 날카로운 슛을 때렸다. 이번에도 황인재가 선방했다. 황인재는 후반 중반까지 균일한 퍼포먼스를 유지하며 포항 클린시트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후반 28분엔 데드볼 상황에서 포항의 그랜트가 시간 지연을 이유로 경고를 받았다. 이맘때 포항 스틸야드의 장내 아나운서는 경기장을 찾은 관중 숫자가 7,287명이라고 발표했다. 동시에 대전팬들은 "끝까지 싸워 이겨라"라는 메시지를 선수단에게 전했다.
 

 

하지만 골은 또 포항에서 터졌다. 이번엔 김승대가 주인공이었다. 후반 31분 페널티 박스 안 좋은 자리를 잡고 있던 김승대에게 볼이 넘어왔다. 백성동이 날아올라 헤더로 볼을 떨어뜨려놨고 김승대는 이걸 논스톱으로 처리했다. 이창근 골키퍼가 막아보려 했으나 공을 골라인을 넘어갔다.

대전은 0-3이 되고 나서야 한 골을 만회했다. 우 측면에서 전병관이 얼리 크로스를 올렸고, 집중력 있게 접근한 티아고가 헤더로 골망을 갈랐다. 포항의 제카처럼 해결한 장면이었다. 경기는 급변하기 시작했다. 1-3이 된 대전이 또다시 골을 터뜨렸다. 이번에도 티아고였다. 티아고는 페널티 박스에서 라인을 타고 오른 뒤 첫 번째 터치에서 볼을 살짝 띄웠다. 그러고는 두 번째 터치에서 기막힌 오른발 아웃프런트로 골망을 흔들었다. 내내 선방을 이어오던 황인재가 손을 쓸 수조차 없을 만큼 아름다운 골, 원더골이었다. 이제 경기는 알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후반 41분엔 대전 김인균이 속도를 살려 하프 스페이스로 침투한 뒤 슛을 날렸다. 황인재가 이번에는 공을 쳐냈다. 후반 42분에도 김인균의 헤더가 포항의 골문을 겨냥했다. 후반전 끄트머리는 두 팀이 치고받는 난타전 양상이 심화하는 듯했다. 후반 추가 시간 6분이 넘어간 시점, 대전이 기어코 동점골을 터뜨렸다. 0-3을 3-3으로 만드는 드라마 같은 순간이었다. 주인공은 또 티아고였다. 티아고는 페널티 박스에서 버티다가 넘어온 볼에 머리를 댔다. 이후 포항 코칭스태프가 항의하는 과정에서 퇴장을 당하기도 했다.

경기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포항이 한 방 더 보여줬다. 후반 45+9분, 김승대의 크로스가 올라왔고 페널티 박스 안에서 대기하던 홍윤상이 헤더로 골망을 흔들었다. 데뷔전을 치른 홍윤상이 사고를 친 장면이었다.

마지막 장은 아주 치열했다. 그럼에도 경기는 포항의 4-3 승리로 귀결됐다. 포항은 하늘을 지배한 제카와 퀄리티 좋은 빌드업을 보여준 필드플레이어들이 저력을 앞세워 대전에 승리를 거뒀다. 대전은 0-3에서 3-3까지 따라가는 저력을 보였으나 끝내 결과를 뒤바꾸진 못했다. 이렇게 포항은 1위 울산 현대와 승점 차를 11점으로 유지했다. 한편 대전은 순위 반등 기회를 놓치며 7위에 머물렀다.

글=조남기 기자(jonamu@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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