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교육 민낯 드러낸 주호민 사태 [송민섭의 통계로 본 교육]
특수교육 대상자 일반교 등교 늘지만
‘학교 내 특수학교’처럼 운영되기 일쑤
학부모 민원 응대 등은 오롯이 교사 몫
“교육부·교육청 지원체계 근본 변화를”
“아이의 부적절한 행동을 교정하려 노력했고, 그러면 다시 일반학급에도 갈 수 있다고 가르쳐 왔던 저희는 교사가 아이에게 ‘너는 아예 돌아갈 수 없다’ ‘친구들과 어울릴 수 없다’고 단정하는 말도 가슴 아팠습니다.”
주씨의 입장문을 읽으며 지체장애 2급인 제 조카를 떠올렸습니다. 지금은 대학생인 조카는 유·초·중·고교 과정을 일반학교에서 마쳤습니다. 갑자기 괴성을 지르는 조카에 당황한 유치원 교사가 같은 유치원에 다녔던 제 누나를 불러 돌보게 했던 일이나 초등학교 때 오줌이 마려워 교실서 바지춤을 내렸다가 교사와 친구들 모두 혼비백산케 한 일 등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갑니다.
주씨와 형 부부는 그럼에도 왜 일반학교를 고집했을까요. 경력 10년의 초등학교 특수학급 교사 K씨는 지난해 7월 김기홍 부산교대 교수(유아교육학)와 개인면담에서 “장애아 부모들도 모델링하는 대상이 일반적인 아이라면 좋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비장애 친구들을 보면서 좀 더 배우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현장 교사들 느낌만은 아닙니다.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이 한 반에서 수업을 받으면 장애학생의 경우 사회성, 의사소통 및 학업능력 향상에, 비장애학생 또한 사회성 향상 및 다양한 사회 구성원 이해력 향상, 학업능력 향상 등에 효과가 있다는 국내외 연구 결과들이 많습니다.
일반학교 내 특수학급은 일반학급과 교육 프로그램이나 인적 교류가 전혀 없는 ‘학교 내 특수학교’처럼 운영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장애학생이 비장애학생과 한 반에서 수업을 받는 통합교육 역시 특수교육에 대한 이해가 전무한 일반 교사 혼자서 진행하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최근 부쩍 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나 분노조절장애, 우울·불안 등을 앓는 ‘정서행동 위기학생’에 대한 대처와 학부모 민원 응대는 오롯이 교사들 몫입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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