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A·B지구 간척지 벼 혹명나방 '비상'

긴 장마·폭염에 병해충 기승… 피해 최소화 시급

서산시 부석면의 한 논에서 혹명나방 유충이 벼 잎을 갉아먹고 있는 모습. 사진=독자 제공

[서산]충남 천수만 서산 A·B지구 간척지에 벼 잎을 갉아먹어 수확을 감소시키는 혹명나방이 확산하면서 방제에 비상이 걸렸다.

올 여름 긴 장마에다 폭염 탓에 초기 방제가 늦어지면서 예년에 비해 피해가 더 심각할 것으로 우려된다.

서산 A·B지구 농민들에 따르면 혹명나방의 번식 속도가 빨라지며,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농민들 사이에서 '희세'라고 불리는 혹명나방은 외래 해충으로 유충이 벼 잎을 돌돌 말아 잎을 갉아 먹는다. 피해 잎은 하얀색으로 변하고 등숙(벼 여무는 시기)이 늦어져 수확량이 크게 떨어진다.

무엇보다 확산 속도가 빨라 빠른 방제가 요구된다.

부석면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한 농민은 "농사 지은 지 얼마 안 됐지만 이런 건 처음 본다"며 "논에 나방이 꽉 차있어 이러다 벼가 전멸할 지경"이라며 "이를 방제하고자 드론과 헬기까지 띄워져 간척지가 난리다"라고 말했다.

부석농협 관계자는 "장마가 길다 보니 벌레가 한꺼번에 많이 생겨 방제를 해도 효과가 미미한 상황"이라며 "쌀값까지 떨어진 마당에 농민들이 몇번이나 더 방제에 나설지는 모르겠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김갑식 농업기술센터소장은 "혹명나방 같은 경우 불규칙적으로 발생해 벼 잎이 한두개 말릴 때 바로 방제해야 한다"면서 "피해가 확산되지 않도록 현장 활동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