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교사들 주말 집회서 “사퇴하라” 야유 받아
서울 서초구 서이초 교사의 극단 선택 이후 5주째 이어진 교사들의 교권 보호 촉구 주말 집회에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사퇴하라”는 야유를 받았다. 진보 성향의 조 교육감이 10년 가까이 교육감직에 있었지만, 교권 보호를 위해 한 일이 없다며 교사들이 분노를 쏟아낸 것이다.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역 일대에서 열린 교사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3만여 명이 참석했다. 그동안 서울 광화문에서 열렸지만 이날은 아동학대 관련법 등의 개정을 촉구하는 뜻으로 국회 앞에 모인 것이다. 교사들은 ‘아동학대 관련법 즉각 개정’ ‘서이초 교사 진상 규명’ 등 피켓을 들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교권 침해 경험을 이야기하는 릴레이 발언도 이어졌다.
이날 집회에는 조 교육감과 서울 지역 11개 교육지원청 교육장이 처음 참석했다. 조 교육감은 단상에 올라 “그동안 여러 차례 함께하고 싶었지만 (서이초 사태에 대해) 비난을 받아야 할 사람이기 때문에 망설였다”며 “많이 질책해달라”고 했다. 그러자 참가자들 사이에서 “사퇴하라”는 야유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 진보 성향 교육감들이 그간 학생인권조례를 도입하는 등 학생 인권만 강조하고 교권은 외면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초등학교 교사는 교사들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조 교육감이 전교조가 원하는 학생인권조례나 교육 공무직 노조가 원하는 걸 들어줬지 교사들 문제에 관심이나 있었느냐. 지금 와서 우릴 위하는 척하니 황당하다”는 글을 올렸다.
한편, 웹툰 작가 주호민씨가 자녀에 대한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해 재판을 받고 있는 특수교사를 돕기 위한 모금에 일주일 만에 1800만원 넘게 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교사는 “최근 복직해 월급으로 변호사 선임 비용 등을 충당할 수 있다”며 “모금액은 서이초 교사 사건의 진상 규명에 써달라”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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