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켜라” vs “꺼라”… 더위 속 토익 시험장 ‘온도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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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체감온도 33도 이상의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토익 시험장에서 에어컨 가동 여부를 두고 응시자간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20일 제495회 토익 시험이 종료된 직후, 시험 후기를 공유하는 온라인 커뮤니티들에는 무더위 속 에어컨을 끄고 시험을 봐 집중할 수 없었다는 불만들이 쏟아졌다.
이날 인천에서 토익에 응시한 한 수험생은 "에어컨을 끈다고 더 잘 들리는 것도 아닌데, 창가에 앉았는데 땀 흘리면서 (시험) 봤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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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에 집중력 저하” 의견 충돌
독점 운영 YBM 수수방관 지적
20일 제495회 토익 시험이 종료된 직후, 시험 후기를 공유하는 온라인 커뮤니티들에는 무더위 속 에어컨을 끄고 시험을 봐 집중할 수 없었다는 불만들이 쏟아졌다. 이날 인천에서 토익에 응시한 한 수험생은 “에어컨을 끈다고 더 잘 들리는 것도 아닌데, 창가에 앉았는데 땀 흘리면서 (시험) 봤다”고 적었다. 다른 응시자들 사이에서도 “더워서 집중력이 떨어졌다”, “저도 ‘에어컨 빌런(악당)’에 걸렸다”, “다른 수험생들도 쾌적한 공간에서 시험칠 권리가 있다” 등 논란이 일었다.
국가직공무원·공공기관·대기업 등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영어능력을 증명할 영어 점수를 필수적으로 요구해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선 토익이 이른바 ‘스펙’의 가장 기본으로 여겨진다. 지난달 YBM 산하 한국 토익위원회가 공개한 토익응시자 설문 결과에 따르면, 응시자의 절반 가까이(48%)는 ‘취업’을 목표했다. 이어 △승진(21.8%) △졸업(12.5%) △학업(12.4%)이 뒤를 이었다.
특히 9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하반기 채용철을 앞두고 매년 7∼8월 토익 시험장은 인파로 북적인다. 취업준비생을 비롯해 이직·승진을 준비하는 직장인들까지 허투루 시험을 보는 이들은 거의 없다. 그럼에도 듣기 평가 등 고사장 환경이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시험에서 여름철 에어컨 가동 등에 대한 일률적인 기준이 없다보니 응시자들 내 갈등만 커지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 6일 제494회 시험을 응시한 이아현(28)씨도 “처음에 에어컨을 꺼달라는 한 명에 대해 감독관이 자리를 교체해 주는 식으로 대응했는데, (감독관이) 다시 요청을 받더니 결국 껐다”며 “자리를 왔다 갔다 하는 것도 신경 쓰이고, 교실도 너무 더워서 한 지문을 5번씩 읽어야 했다”고 토로했다.
이에 YBM 측은 “에어컨 소음이 수험에 방해가 된다는 의견이 한 명이라도 있을 경우 해당 고사실은 에어컨을 끄고 진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며 “온도가 자신과 맞지 않는다고 하는 수험자에 대해서는 자리 이동, 고사실 이동 등의 조치를 통해 응시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라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반면 응시자들 사이에선 YBM이 선제적으로 냉방기기 운영 여부에 따라 고사장을 구분하는 등 수험생을 배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8월 기준 토익시험 응시료는 정기접수기간에는 4만8000원이고, 특별접수기간에는 5만2800원이다. 2019년 1월 한국IR협의회가 펴낸 (주)와이비엠넷의 ‘기술분석보고서’에 따르면 매년 200만명 이상의 수험생들이 토익 시험에 응시하고 있다. 토익 응시료만으로 최소 96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셈이다. 이 외에도 YBM은 토익시험이 국내 취업시장에서 공고한 기반을 다지자 이와 연계된 교육 사업과 출판 사업도 병행해 수익을 얻고 있다.
이달 초 토익 시험을 본 취업준비생 김유진(27)씨는 “9월에 가고 싶은 회사 공고가 뜬다”며 “그전까지 원하는 목표 점수를 내야 해서 예민한 와중에 에어컨 같은 요소에 영향을 받아야 한다는 게 이해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토익시험비 4만8000원이 학생들에겐 적은 돈이 아니다”라며 “수험생을 고려한 고사장 환경 조성이 더 필요하다”라고 꼬집었다.
김나현 기자 lapiz@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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