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긴 내 골프장이다" 한진선, '샷이글 2방→또 하이원서 우승'... 비거리 약점도 지운 100점짜리 디펜딩챔프 [KLPGA]

안호근 기자 2023. 8. 20.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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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안호근 기자]
한진선이 20알 하이원리조트 오픈에서 우승 후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다. /사진=KLPGT
트로피에 입을 맞추는 한진선. /사진=KLPGT
"'여기는 내 골프장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과연 그랬다. 159차례 대회 중 우승은 단 2차례였는데 그 귀한 우승 두 번을 모두 하이원리조트 한 곳에서 달성했다. 한진선(26·카카오VX)에겐 무언가 특별한 게 있는 곳임이 분명하다는 걸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한진선은 20일 강원도 정선의 하이원 컨트리클럽(파72·6573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하이원리조트 오픈(총상금 8억 원)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이글 2개, 버디 3개를 엮어 7언더파 65타를 기록했다.

최종합계 14언더파 274타를 적어낸 한진선은 나란히 8언더ㅏ 280타를 기록한 2위 그룹 임진희(25·안강건설)와 이소미(24·대방건설), 마다솜(24·삼천리), 이가영(24·NH투자증권·이상 8언더파 280타)를 제치고 통산 2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우승 상금은 1억 4400만 원을 손에 넣은 한진선은 상금랭킹을 14계단 끌어올려 15위까지 올라섰다. 시즌 누적상금은 3억 4980만 130원. 대상 포인트도 60점을 보태 178점으로 33위에서 18위로 수직상승했다.

정교한 아이언샷을 날리는 한진선. /사진=KLPGT
우승 후 주먹을 불끈쥐고 있는 한진선. /사진=KLPGT
3라운드를 2타 차 공동 3위로 마친 뒤 이날 경기를 시작한 5번 홀까지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그러나 6번 홀(파3)에서 5m 퍼트를 떨어뜨리며 버디를 잡아낸 그는 7번 홀(파4)에서 극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티샷을 207.8야드를 날려 페어웨이에 안착시켜 놨고 161.2야드 정교한 아이언샷이 그대로 홀로 빨려 들어갔다.

단숨에 선두로 올라선 한지선은 10번 홀(파4)에서도 5m 퍼터를 성공시키며 달아나더니 11번 홀(파5)에서도 99.3야드 거리에서 정교한 웨지샷으로 다시 한 번 샷 이글을 만들어냈다. 이 장면으로 사실상 우승을 일찌감치 예약했다.

지난해에도 3타 차를 뒤집고 마지막 날 우승을 일군 한진선은 최종라운드에서 이글 2회 이상을 잡아내 우승에 오른 역대 3번째 선수가 됐다. 2013년 한화금융 클래식의 김세영, 2017년 초정탄산수 용평리조트 오픈의 최혜진의 뒤를 이었다.

나아가 2019년 효성 챔피언십 이후 다시 한 번 한 라운드에서 2회 이상 이글을 기록했다. 두 차례나 한 라운드에서 이 기록을 세운 건 한진선이 유일하다.

경기 후 KLPGT에 따르면 한진선은 "오늘까지 정말 힘들게 달려왔다. 오늘 이글을 두 개나 기록하면서 정말 운이 좋은 하루"라면서 "2019년에 이글을 2번 했었는데 당시 18번 홀에서 기록한 이글은 샷 이글은 아니었다. 오늘은 두 차례 모두 샷 이글이었는데 7번 홀에서는 까다로운 홀이라 정말 이글을 기록할 거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다. 약간 크게 쳤다고 생각해서 얼마나 굴러가는지 보려고 했는데 공이 사라져서 정말 놀랐다"고 소감을 전했다.

밝게 웃는 한진선. /사진=KLPGT
우승 후 동료들에게 물 세례를 맞는 한진선. /사진=KLPGT
하이원리조트만의 특별함이 있다. 한진선은 "'여기는 내 골프장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전에도 정말 좋아하는 골프장이라는 얘기를 했는데 다시 한 번 확인 사살을 한 것 같다"며 "이번 대회 1,2라운드 그린 스피드가 많이 느린 편이라 적응하기가 힘들었다. 그래도 시작할 때 3라운드 때 선두와 4타가 차이 났는데, 언젠가는 내가 한 번에 올라갈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있었다"고 밝혔다.

꼭 갖고 싶던 우승 트로피였다. 한진선은 "모든 대회가 중요하지만 올해 목표를 물었을 때 타이틀 방어와 아쉽게 우승을 놓쳤던 하이트 진로 챔피언십 우승을 꼽았다"며 "내가 이야기한 것을 지켜야겠다는 생각에 열심히 준비하고 샷이나 퍼트가 어려운 상황에 있어도 끝까지 집중하려고 했다"고 전했다.

아직은 스스로도 부족하다고 여긴다. 특히 비거리에서 아쉬움이 크다. 올 시즌 드라이버 비거리는 232야드로 전체 106위에 불과하다. 1위 방신실(KB금융그룹·267야드)와는 30야드 이상 차이를 보인다.

한진선은 "루키 때보다 비거리가 20야드 가량 줄었다. 워낙 비거리가 많이 나오는 루키 선수들이 많은데 그들과 경쟁하기 위해선 비거리를 더 늘려야 할 것 같다"면서도 "강점은 샷 메이킹이다. 앞에 장애물이 있다면 드로우나 페이드 구질을 구사하면서 샷을 할 수 있다"고 자부심을 나타냈다.

디펜딩 챔피언 욕심을 이룬 만큼 다음 목표는 더 크게 잡는다. 한진선은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다. 지난해 아쉽게 우승을 놓친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이 가장 욕심난다. 장기적으로는 10승을 이루고 싶다"고 전했다.

지난해 우승 후에도 언급하지 못했던 부모님에 대한 감사인사도 잊지 않았다. 그는 "엄마, 아빠는 내색하지 않으셨지만 주변에서 너무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며 "방송 인터뷰 때도 제대로 감사하다는 말을 못 드렸다. 부모님께 정말 감사하다. 기사에 꼭 써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진선이 팬클럽에서 준비한 현수막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KLPGT
경기 후 우승자 인터뷰에서 소감을 전하는 한진선. /사진=KLPGT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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