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리스크에 수출 불안… 韓경제 ‘상저하고’ 암초되나 [뉴스 투데이]
中 부동산 위기 확산에 대응
관계 부처 “모니터링 강화”
中 경기침체 글로벌 악재 가능성
금주도 코스피 약세 전망 우세
정부, 경기 회복 전망 일단 유지
秋 “하반기 1.7∼2.0% 성장 기대”
‘유커 효과’ 불씨 살리기 등 총력
중국 부동산발 위기론이 확산하면서 우리 정부가 관계 부처 긴급 간담회를 열고 모니터링 수준을 강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최근 글로벌 변동성 확대가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지만, 상황 전개를 예의주시하며 필요시 시장안정조치를 신속하게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차이나 리스크’ 등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하반기 경제 반등을 전망하는 ‘상저하고’ 기조에 변수가 생겼다는 관측이다.
중국의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이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 직면한 데다 또 다른 부동산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 그룹은 미국 맨해튼 파산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하면서 ‘차이나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날 회의에서 정부는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에 대한 국내 금융사의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는 4000억원 수준으로 아직까지 직접적 영향은 제한적이나, 향후 사태 전개 등에 따라 국내 영향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국내외 금융·실물 부문 모니터링을 한층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24시간 가동 중인 범정부 경제상황 합동점검반을 통해 주요 리스크 요인 실시간 모니터링을 한층 강화하고, 상황별 대응계획을 재점검하는 한편, 필요시 관계기관 공조하에 시장안정조치를 신속히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또 기재부 경제정책국 내 ‘중국경제 상황반’을 설치해 ‘차이나 리스크’를 집중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기재부를 컨트롤타워로 한국은행, 산업통상자원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국제금융센터 등 관계기관 간 긴밀한 공조 체계를 구축한다는 취지다.
기재부 관계자는 “최근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중국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점을 감안해 관련 분야를 중심으로 모니터링 수위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6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코스피는 이번주에도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로서 코스피 2480선 지지력 확보가 관건”이라며 “21일 발표하는 8월 1~20일 한국 수출 모멘텀과 중국 부양정책 가시화, 미국 경제지표, 채권금리 상승세 제어와 달러강세, 위안화와 원화 약세 압력이 진정되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중국발 리스크가 우리 정부가 예상하는 ‘상저하고’ 경제기조에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특히 중국 내수 위축이 대중 수출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 규모는 줄고 있지만, 여전히 중국은 한국 수출액의 20%를 차지하는 최대 수출국이다.
여기에 쪼그라든 중국인들의 소비 심리가 최근 재개된 중국인 단체관광의 경제적 효과를 반감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아울러 중국 경기 침체에 따른 글로벌 경기 위축 가능성도 한국 경제의 중장기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경제 규모가 큰 중국의 경기 침체 영향은 미국·유럽 등으로 퍼져나가는 형국이다. 독일 경제는 지난해 4분기 전 분기 대비 -0.4% 역성장한 데 이어 올해 1분기 0.1% 뒷걸음질쳤다. 높은 대중 수출 의존도가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이번 부동산 위기를 빌미로 중국 당국의 개입이 본격화하면 시장의 자율성이 훼손되면서 중장기적으로 중국 경제의 활력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뒤따르고 있다.
여기에 미국의 소비·고용지표 호조로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할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한국 경제를 심리적으로 압박하는 모양새다. 역대급 한·미 금리차에 아직 큰 시장 동요는 없지만 고금리가 장기화하면 한국 경제 전반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추경호 부총리는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상저하고 기조를 유지하느냐는 질문에 “상반기 경제 성장이 0.9%였고, 하반기 전망은 대부분 1.7~2.0% 사이를 전망하고 있다”면서 “상반기보단 하반기 성장률이 2배 정도 될 것이라며 회복세를 전망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안용성 기자, 안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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