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요금 따로, 팁 따로.. 10명 중 7명 ‘반대’라는데, 왜?
카카오T, 팁 결제창 기능 두고 ‘찬·반’ 입장
현 요금 수준 높아.. 인상 예정 지자체 상당
자발적 팁 필요.. ‘서비스 개선 주체’ 명확해야
물가 감안, 이미 높은 요금 “반발 등 불가피”
카카오모빌리티의 택시기사에게 팁(TIP·봉사료)을 주는 기능에 대해 소비자 10명 중 7명이, ‘팁’ 기능 도입에 반대한다는 설문 결과가 나왔습니다.
한편으로 서비스 개선에 순기능을 할 것이란 의견이 있기도 하지만, 가뜩이나 기본요금부터 시작해 요금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팁을 추가하는 건 소비자들에 또다른 부담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실질적인 서비스 개선 움직임이라고 취지는 밝히지만, 사실 '선순환'이라면서 '팁'을 전제로 서비스 개선을 내건 자체가 주객이 전도된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지난달부터 ‘카카오T’가 앱 상에 택시기사에게 팁을 줄 수 있는 서비스를 시범 도입한 가운데 소비자 10명 중 7명이 택시 호출 플랫폼에 이같은 ‘팁’을 줄 수 있는 기능을 도입한데 대해 반대한다는 조사결과가 오늘(20일) 나왔습니다.
이는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인 ‘오픈서베이’가 택시 호출 플랫폼의 팁 기능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로, 팁 도입에 대해 ‘반대’에 더 가깝다는 의견은 71.7%, ‘찬성’에 더 가까운 의견은 17.2%로 나타났습니다. 10명 중 7명이 반대 입장을 나타낸 셈입니다. ‘잘 모르겠다’는 11.1%로 집계됐습니다.
또 택시 호출 플랫폼의 팁 기능 도입에 대해 ‘부정적’이라는 인식은 58.3%로 절반을 넘었고, 세부적으로 ‘매우 부정적’은 36.7%, ‘부정적’이라는 인식이 21.6%를 차지했습니다.
반면 ‘매우 긍정적’이라고 답한 경우는 3.6%, ‘긍정적’이란 답은 10.5%에 그쳤습니다.
특히 ‘'택시 팁 기능 도입이 향후 택시 이용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선 부정적인 의견이 76.2%로 압도적으로 나타났습니다. 10명 중 7명 이상이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낸 셈입니다.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8.5%, 긍정적인 답은 15.3%에 머물렀습니다.
또 현 요금에 대한 인식 역시 부정적으로 나타나, 국내 택시 이용료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습니다. ‘택시비가 높은 편’이라는 답이 53%, ‘적정 수준’이라는 답은 24.5%로, 적정하다는 답에 배해 높다는 응답이 2배를 웃돌았습니다.
요금 수준이 ‘매우 높은 편’이라는 답도 11.1%로 나타났습니다.
카카오T가 ‘감사 팁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 건 지난달 19일부터로 블랙, 모범, 벤티, 블루, 펫 택시를 대상으로 시범 실시 중입니다. 택시 이용 후에 평가 화면에서 별점 5점을 남길 경우 ‘감사 팁으로 마음을 전해보라’는 식의 메시지가 뜨고, 원할 경우 택시 요금 외 추가로 최대 2,000원까지 팁을 더 결제하는 방식입니다. 팁 액수를 고르면 기사에게 카드 수수료 등을 제외한 전액이 즉시 전달되며, 이에 대해서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팁 서비스 도입이 고품질 서비스 제공이란 순기능을 이끄는 등 팁 경험이 재차 서비스 질 향상이라는 선순환 효과를 더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팁 서비스가 오히려 소비자에게 추가 비용을 전가하는 게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일단 팁 문화 자체가 국내에선 그렇게 확산된 분위기가 아닌 것도 한 이유로 꼽힙니다. 더구나 최근 몇 년 새 심야 할증 시간이 확대되고 기본요금 역시도 3,800원에서 높게는 4,800원(서울)까지 오르는 등 요금 부담이 확대됐는데 팁까지 더하는 건 무리란 시각입니다.
오히려 선택 사항이라면서, 암묵적으로 지불을 강요받을 상황도 우려되고 중장기적으로는 서비스가 정착될 경우 소비자 부담을 한층 가중시킬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관련해 현재 카카오모빌리티는 높은 평점과 함께 팁을 제공하는데서, 기사가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게 하려는게 목적이라는 취지도 밝혔습니다.
더불어 지불 강요 등 우려를 감안해 서비스 화면에 ‘강요나 대가성으로 감사 팁을 요구 받은 경우 제보해달라’는 메시지를 노출 중이며, 이같은 사례가 나올 경우 누적 횟수에 따라 경고나 배차 제한 조치 등을 취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평점이나 팁이란게, 서비스를 개선하는 매개체이자 선순환 전제가 된다는 것도 앞뒤가 바뀐, 무리한 주장이라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기본적인 요금 수준이나 회사 등 업계의 전반적인 복지, 경영 여건이 나아져야 할 부분에 ‘팁’이 개입돼 자칫 소비자 역할에 비중이 실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현재 우리나라 택시 요금은 스위스나 일본, 독일 등에 비해 한참 낮은 수준으로 평가받지만 이미 지자체별 요금 수준을 올리는 논의가 이어지고 실제 상승 움직임도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서울이 4,800원으로 올린 이후 대구와 경남, 울산 등이 3,300원에서 4,000원으로 인상했습니다. 또 광주와 전북이 종전 3,300원에서 4,300원으로 인상했고 충북도 2019년 3월 이후 4년 만에 4,000원으로 인상해 21일부터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제주도 2,000년 이후 5차례 인상해 2019년 3,300원에서 동결된 상태로 하반기 제주도 교통위원회에서 인상안이 의결되면서, 인상 추이가 가닥을 잡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관련해 소비자단체 한 관계자는 “자발적인 감사의 뜻으로서 팁은 그 이전에도 있었다. 충분히 이용객이 수용할 수 있어야 가능한 부분”이라면서 “서비스 개선 책임을 행여라도 소비자에게 돌려선 안된다. 고물가 상황 속에서 요금 부담이 큰데, 또다른 부담으로 소비자를 압박한다면 당연히 반발이 나올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Copyright © JI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