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년 만에 쏜 달 탐사선 추락…‘우주강국’ 체면 구긴 러시아

러시아 달 탐사선 루나-25호가 지난 17일 찍어 전송한 달 표면 사진. 로이터 연합뉴스

달의 남극을 조사하기 위해 러시아가 발사한 무인 달 탐사선 ‘루나 -25호’가 달 표면에 추락했다고 러시아 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가 20일(현지시간)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로스코스모스는 루나-25호가 궤도를 이탈해 추락해 파괴됐다고 밝혔다.

지난 11일 러시아 동부 아무르 지역에 있는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달 탐사선 루나-25호가 소유즈 로켓에 실려 발사되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앞서 로스코스모스는 달 착륙을 이틀 남긴 상황에서 루나-25호에 이상이 발생했다면서 “궤도 진입 명령을 내렸으나 작업 중 탐사선에 비상 상황이 발생해 정해진 조건대로 기동하지 못했다”고 전날 밝힌 바 있다.

지난 11일 오전 극동 아무르주의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발사된 루나-25는 당초 21일 달 남극 표면의 보구슬라우스키 분화구 북쪽에 착륙해 1년간 달 내부 구조 연구와 물을 포함한 자원 탐사 등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었다.

러시아 우주 탐사선 루나-25호를 실은 소유즈 2호가 지난 19일 러시아 동부 아무르 지역에 있는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발사되고 있다. AP 연합뉴스

러시아가 달 탐사를 시도한 것은 옛 소련 시절인 지난 1976년 이후 47년 만이다. 미 항공우주국(나사)에 따르면 루나-25에는 착륙 로켓과 추진체 탱크, 태양 전지판, 컴퓨터, 달 샘플을 채취할 수 있는 로봇 팔과 조사 장비 등이 포함됐다. 당초 루나-25호는 탐사차량도 싣고 갈 예정이었으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우주국(ESA)과의 협력이 중단되며 탐사차량 없이 발사됐다.

한편, 사흘 뒤인 23일에는 지난달 14일 인도가 발사한 무인 탐사선 ‘찬드라얀 3호’도 달 남극 지역 착륙을 시도할 예정이다. 지난 2008년 인도의 첫 달 궤도 탐사선 찬드라얀 1호 사진을 통해 물과 얼음층이 존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보이면서 달 남극이 주목받고 있다.

박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