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 16호 홈런 폭발… 추신수-오타니도 못한 대업 눈에 보이는데 침울한 이유

김태우 기자 2023. 8. 20.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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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더블헤더 1경기 첫 타석에서 시즌 16호 홈런을 터뜨린 김하성 ⓒ연합뉴스/AP통신
▲ 1,2경기 전체 성적으로는 다소간 아쉬움을 남긴 김하성 ⓒ연합뉴스/AP통신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BO리그에서 충분히 상대해봤던 두 선수 간의 대결에서 김하성(28‧샌디에이고)이 시원한 홈런포로 웃었다. 모처럼 가동된 홈런포에 이제 아시아 야수 역사상 첫 대업도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다만 같이 웃지 못하는 팀 성적이 문제다.

김하성은 20일(한국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애리조나와 더블헤더 1경기에 선발 1번 3루수로 나서 1회말 첫 타석에서 시즌 16호 홈런을 터뜨렸다. 지난 8월 3일 콜로라도전에서 시즌 15호 홈런을 터뜨린 뒤 15경기 만에 나온 홈런이었다.

사실 이날은 경기 일정 자체가 혼란스러웠다. 21일경 미 캘리포니아주 남부에 허리케인 힐러리가 닥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몇몇 21일 경기를 20일로 당겨 더블헤더를 치르기로 했다. 샌디에이고와 애리조나와 경기도 이중 하나였다. 사실 지금 시기에 남부 캘리포니아주에 허리케인이 ‘침공’하는 것도 충분히 기상 이변이라고 할 만하다. 선수들로서는 예정에 없던 더블헤더를 치르게 된 것이다.

경기가 예상보다 일찍 시작된 가운데 1경기에서 샌디에이고는 1회 시작부터 2점을 내주며 경기가 어렵게 풀렸다. 그러나 이 경기 양상을 바꿔놓은 것이 바로 김하성이었다. 1회 애리조나 선발 메릴 켈리의 2구째 90.8마일(146㎞)짜리 포심패스트볼이 비교적 가운데 몰린 것을 놓치지 않고 벼락 같이 방망이를 돌려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리드오프 홈런을 터뜨렸다.

애리조나의 2선발급 선수로 활약하고 있는 켈리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 SK(현 SSG)에서 4년간 뛰어 KBO리그 팬들에게도 익숙한 선수다. 2019년 애리조나와 4년 계약을 한 뒤 승승장구해 ‘역수출 신화’로 뽑힌다. 켈리와 김하성은 KBO리그에서 총 29타수 상대해 김하성이 다소 약한 상대 전적이 있었다. 그러나 김하성은 메이저리그 진출 후에는 켈리를 상대로 곧잘 안타를 쳤고 홈런도 뽑아낸 적이 있었다. 이날도 시작은 김하성이 웃었다.

▲ 김하성 ⓒ연합뉴스/AP통신
▲ 김하성 ⓒ연합뉴스/AP통신

샌디에이고는 1회 김하성의 홈런에 이어 매니 마차도까지 솔로포를 뽑아내며 단번에 경기 균형을 맞췄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김하성도 더 이상 출루하지 못한 가운데, 샌디에이고는 경기 중반 힘 싸움에서 밀린 끝에 4-6으로 져 더블헤더에서 가장 중요한 1경기를 내줬다. 급히 잡힌 더블헤더 일정에 대체 선발로 나선 왈드론이 5이닝 5실점으로 부진한 게 컸고, 타선은 이를 만회하지 못했다.

김하성도 남은 네 번의 타석에서는 삼진 하나를 포함해 안타나 볼넷을 추가하지 못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타선은 마차도가 2안타 2타점으로 분전했을 뿐 상당수 타자들이 침묵했다. 반면 켈리는 1회 2실점 이후로는 안정을 찾아가며 5⅓이닝 3실점으로 시즌 10번째 승리를 거둬 대비를 이뤘다.

이어 열린 2경기는 샌디에이고로서는 반드시 잡아야 하는 경기였다. 당초 20일에는 메릴 켈리와 다르빗슈 유가 선발 맞대결을 벌일 예정이었다. 켈리는 1경기, 다르빗슈는 2경기에 나갔다. 즉, 애리조나로서는 2경기가 대체 선발 게임이었다. 그런데 샌디에이고 타선이 침묵했고, 믿었던 다르빗슈가 5이닝 9피안타 4실점으로 부진하면서 경기를 그르쳤다.

김하성도 선발 1번 2루수로 나갔으나 3타수 무안타 1볼넷에 머물며 리드오프로서의 몫을 다하지 못했다. 타선이 심각했다. 김하성, 타티스 주니어, 소토, 마차도로 이어진 1~4번 스타 라인업이 합계 13타수 무안타에 머물며 힘을 쓰지 못했다. 보가츠가 1안타 1타점, 크로넨워스가 2안타로 분전했으나 라인업 전반이 5안타에 머물렀다.

하루 두 경기를 교체 없이 모두 소화한 김하성은 합계 8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타율은 종전 0.281에서 0.278로 떨어지며 2할8푼대가 깨졌다. 김하성의 타율이 0.280 아래로 내려온 건 8월 1일 이후 처음이다. 출루율도 0.372에서 0.369로 3리 떨어졌다. 다만 1경기 첫 타석에서 터진 홈런은 긍정적이었다.

김하성은 이미 27개의 도루를 성공하고 있다. 올해 룰 개정과 베이스 크기의 확대로 도루가 더 쉬어진 여건이 됐고 발 빠른 김하성은 이를 잘 활용하고 있다. 지난 2년간 도루 개수 합계가 18개였는데, 올해 한 시즌 만에 이를 훌쩍 넘는 도루를 기록했다. 그리고 홈런도 16개를 기록하며 이제 20-20 클럽에 홈런 4개를 남겨뒀다.

▲ 20-20을 눈앞에 두고 있는 김하성
▲ 오타니도 20홈런-30도루를 기록한 적은 없다

부상 없이 현재 홈런 페이스를 이어 갈 수 있다면 김하성은 20개 남짓의 최종 홈런 개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보름 정도 장타 페이스가 다소 주춤하기는 하나 앞으로 이 그래프가 상승세를 그릴 가능성은 충분하다. 그렇다면 추신수와 오타니 쇼헤이에 이어 아시아 선수로는 3번째 20-20 클럽에 가입할 수 있다.

추신수는 클리블랜드 소속이었던 2009년 20홈런-21도루를 기록하며 첫 대업을 기록한 뒤 2010년에도 22홈런-22도루로 2년 연속 20-20 클럽에 가입했다. 그리고 신시내티 소속이었던 2013년 21홈런-20도루로 세 번째 기록 달성에 성공했다. 다만 이후로는 네 차례나 20홈런 고지를 밟았음에도 나이가 들며 도루 개수가 떨어지며 20-20 클럽에 재가입하지는 못했다.

가장 근래 달성한 아시아 선수는 오타니 쇼헤이로 2021년 46홈런-26도루라는 경악스러운 성적을 거둔 바 있다. 올해도 43홈런-17도루를 기록해 20-20 가입이 유력하다. 다만 추신수와 오타니 모두 20홈런-30도루를 기록한 적은 없다. 김하성이 홈런 4개, 도루 3개를 더 추가한다면 아시아 선수 역사상 첫 대업을 쓴다. 충분히 가능한 페이스다.

그럼에도 웃지 못하는 건 팀 성적 때문이다. 애리조나는 지구 라이벌로, 와일드카드 레이스의 라이벌이기도 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경기차는 3경기. 더블헤더를 독식할 경우 샌디에이고는 애리조나에 1경기 차이로 따라붙을 수 있었다. 그런데 최악의 더블헤더 2연패가 나오면서 오히려 경기차가 5경기로 벌어졌다. 현재 샌디에이고는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서 7위다. 마지노선인 3위 시카고 컵스와 경기차는 5.5경기로 점차 전망이 암울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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