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키움에 3연패···‘초강수’ 김원중의 밀어내기 사구보다 아팠던, 두 차례 2루수 실책
6-6으로 맞선 8회말 1사 만루. 위기 탈출을 위해 해 마무리투수를 올리기에는 조금 이른 시점이었다. 그러나 롯데는 마무리투수 김원중 카드를 주저 없이 꺼냈다. 김원중이 앞서 사흘간 등판이 없었던 관계로 체력적 문제가 없기도 했지만, 롯데로서는 경기를 놓치면 충격이 몇 배로 클 경기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낯선 시점에 등판한 김원중은 벤치의 기대만큼 준비가 되지는 않은 듯 했다. 몸에 맞는 볼로 허무하게 밀어내기를 허용해 리드를 빼앗겼다. 롯데는 20일 고척 키움전을 그렇게 6-7로 놓치며 주말 3연전을 모두 내줬다.
김원중은 1사 만루에서 우완 불펜요원 구승민을 구원해 첫 타자 김동헌과 마주한 뒤 초구 스트라이크를 잘 잡았으나 2구째 패스트볼이 몸쪽으로 붙어 타자의 팔꿈치 보호대를 맞히고 말았다. 김원중은 이어진 1사 만루에서 김준완을 삼진, 김혜성을 좌익수 뜬공을 잡고 이닝을 추가 실점 없이 마쳤으나 롯데 타선은 1점차 열세로 맞은 9회말 키움 마무리 임창민을 상대로 득점하지 못했다.
롯데의 이번 경기 패배가 뼈아팠던 것은 주말 3연전을 모두 내준 탓만은 아니었다. 롯데는 선발 마운드에 우완 박세웅을 올린 가운데 상대 선발로 올시즌 고졸 신인으로 1군 경기에는 중간계투로 2차례만 등판한 오상원을 만나 비교적 손쉬운 승리도 기대해볼 만했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상원 공략은 어렵지 않았다. 롯데는 오상원을 2회 2사후 강판시켰다. 선취 3득점도 뽑았다. 그러나 수비에서 구멍이 나면서 끊을 수 있던 연패에 제동을 걸지 못했다.
사실, 롯데는 최근 몇년간 전력 업그레이드를 위해 이런저런 시도를 했다. 외부 FA(자유계약선수)를 연이어 영입하는가 하면 안방인 홈구장 사직구장 펜스를 높여 물리적인 투수력 보강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저런 시도에도 잘 개선되지 않는 것은 ‘수비력’이다. 롯데는 최근 몇시즌간 10개구단 최악의 수비 지표를 보인다. 지난 19일 현재 인플레이타구의 아웃 비율을 의미하는 DER(수비효율)에서 0.667로 2021시즌 이후로 3년째 10위로 쳐져 있다. 팀 실책수는 상대적으로 줄였지만, 야수들의 수비범위를 대략 가늠하는 수비지표는 바꾸지 못했다.
롯데는 이날 7점을 내준 가운데 자책은 2점뿐이었다. 5점이 수비 실책으로 연결된 것이었다. 2루 수비에서 결정적인 구멍이 생겼다. 4-1로 무난히 앞서가던 4회말에 선두타자 김휘집을 2루수 박승욱 포구 실책으로 내보냈는데 박세웅은 이후 2아웃을 잘 잡았지만, 2사 3루에서 임병욱에게 ‘비자책’ 우월 2점홈런을 내주고 말았다.
4-3으로 7회말에도 비극의 전조는 실책이었다. 롯데 마운드에 김상수가 올라온 가운데 선두타자 김태진을 다시 2루수 실책으로 내보내고 말았다. 롯데는 임병욱의 중전안타로 이어진 위기에서 3실점이나 하면서 리드를 빼앗겼다.
롯데는 8회초 키움 셋업맨 김재웅을, 7번 박승욱 타석에서 대타로 나온 정훈의 볼넷에 이은 연속안타로 흔들며 2점을 내며 다시 6-6으로 균형을 맞췄으나 흐름까지 가져오지는 못했다. 결국 다음 수비 이닝에서 구승민-김원중이 연이어 나오면서도 결승점을 내주고 말았다.
고척 |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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