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짚어봅시다] `비회기 영장청구` 촉구한 이재명… 명분쌓아 비명 압박 포석

김세희 2023. 8. 20.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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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사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검찰을 향해 '비회기 영장 청구'를 촉구했다.

체포동의안 표결로 인한 친명(친이재명)·비명(비이재명) 간 분열을 피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오지만 비회기 영장청구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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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국회 회기 쪼개기 어려워
체포동의안 대비 의도적 발언
與 "시기조차 마음대로 정하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백현동 특혜개발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마치고 18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을 나서며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재명(사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검찰을 향해 '비회기 영장 청구'를 촉구했다. 체포동의안 표결로 인한 친명(친이재명)·비명(비이재명) 간 분열을 피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오지만 비회기 영장청구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8월 임시국회는 이미 열려있어 변칙적인 회기 쪼개기가 유일한 방법이고 9월 정기국회는 100일간 회기 쪼개기 자체가 불가능하다. 결국 9월 체포동의안에 대비해 명분쌓기로 비명계를 압박하려는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지난 17일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의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면서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소환조사 열 번이 아니라 백 번이라도 당당하게 받겠다"며 "검찰은 정치가 아니라 수사를 해야 한다. 회기 중에 영장을 청구해 분열과 갈등을 노리는 꼼수, 포기하고 당당하게 비회기 때 청구하라"고 말했다.

검찰이 8월 임시국회에 영장을 청구하면 표결을 피할 방법은 있다. '회기쪼개기'로 잠시 휴회할 수 있다.이 대표는 이 가간에 법원의 영장심사를 받을 수 있다. 불체포특권 포기 의사를 공언한 것에 대한 약속도 지키고, 당내 분열도 피할 수 있다.

개인의 사법리스크를 당의 문제로 치환시켰다는 비명계의 비판도 일정 부분 누그러뜨릴 수도 있다. 문제는 의사일정은 국민의힘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국민의힘이 동의해줄 가능성은 낮다. 결국 쉽지않은 시나리오다. 정기국회가 열리는 9월에 영장이 나오면 '회기 쪼개기'가 불가하다. 국회는 체포동의안을 본회의에 올려 표결에 부칠 수 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방탄 논란'이 또 한 번 일고, 나아가 이 대표 거취를 둘러싼 친명과 비명간 내홍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 친명 일각에선 여전히 '정당하지 않은' 영장 청구에 대해 거부한다는 움직임이 있다. 지난 2월에도 이 대표에 대한 체포안 당시 당내에서 대거 이탈표가 발생하면서 당이 쪼개진 바 있다. 덩달아 이 대표 리더십도 흔들리며 '사퇴론'도 대두했다.

이 대표가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두고 비명계를 압박하기 위해 '비회기 영장 청구' 메지지를 던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비명계도 이 대표와 마찬가지로 총선을 앞두고 내분이 일어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지난 18일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영장심사를 막기 위한 국회 회기를 열지 않겠다"며 "국민의힘도 8월 임시국회 중에 비회기 기간을 두는 것을 거부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상황은 녹록지 않다. 국민의힘은 비회기 기간을 두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나아가 비회기 요구 자체를 9월 정기국회에서 부결시키기 위한 명분 쌓기로 보고 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전날(19일) 논평을 통해 "(민주당은) '비회기 때'라는 '이틀 한정판 구속영장 청구'를 주문하며 구속영장 청구 시기조차 내 마음대로 정하겠다고 억지를 부리고 있다"며 "그러다가 검찰이 회기 중에 영장을 청구하면 '당의 분열을 위한 꼼수'라고 우기고, 친명 의원과 개딸들을 동원해서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키면 그만이라는 '꼼수 중의 꼼수'"라고 말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도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8월보다 9월 중 청구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도 지난 18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북한인권기록보존소 현판식 행사 참석 전 취재진과 만나 "피의자가 자기를 언제 구속해달라고 요구하는 건 누가 봐도 비정상적인 일"이라며 "피의자가 마치 식당 예약하듯이 요구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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