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공조 축, 對中으로 확대… 역할 커진 한·일 [뉴스분석]

이현미 2023. 8. 20.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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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데이비드 회담 의미
국제질서 저해 주체로 中 지목
韓, 신중론 탈피 스탠스 분명히
한·일, 인태지역서 안보 등 협력
中 반발… 대만 주변서 무력시위
尹 “2024년 정상회의 韓개최 기대”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의 캠프데이비드 정상회의는 한·미·일 공조의 축이 기존 북한에서 중국으로 이동하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한·일의 역할이 확대되는 결정적 계기가 되고 있다.

윤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캠프데이비드에서 열린 정상회의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3국의 공동 이익은 우리만의 배타적인 이익이 아니라 전 세계의 자유 평화 번영에 기여하는 보편적 이익과 부합하고 거기에 우리 3국의 공동 이익이 함께 있다”며 “3국 간 포괄적인 협력 체계가 가동되면 먼저 공급망 안정 또 금융 외환시장에 있어서 첨단 과학기술의 협력이나 안정이 원활하게 이뤄진다”고 밝혔다.
3국 정상 ‘초밀착’ 윤석열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가운데),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인근 캠프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 후 공동 기자회견장에 들어서고 있다. 캠프데이비드=AFP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도 “우리 동맹국과 같이 함께하지 않는다는 것은 우리가 더 약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동맹국과 함께 발을 맞춰서 가야지만 더 강해진다”고 강조했다. 기시다 총리는 “남중국해에서의 일방적인 현상 변경의 시도를 비롯해 3국을 둘러싼 안보 환경이 한층 더 어려워지고 있다. 이번 회의는 일·미·한 안보 협력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점에서 뜻을 모았다”고 했다.
3국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처음으로 중국을 역내 규칙 기반 국제질서를 저해하는 주체로 직접 지목하고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함으로써 한국은 그동안 미국 주도의 중국 견제에 신중했던 스탠스를 바꿔 확실히 동참한다는 의사를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또 △정상회담 연례화 △국가안보실장(국가안보보좌관) 및 외교·국방·산업장관회담 연례화 △재무장관회담 신설과 같은 3국 협력체제 강화는 물론 인도태평양대화 발족, 동남아국가연합(ASEA·아세안) 및 태평양도서국포럼국과의 긴밀한 협력에 합의함으로써 3국 안보협력체가 인태 지역에서 오커스(AUKUS: 호주·영국·미국의 안보협의체), 쿼드(Quad:미국·호주·인도·일본의 안보협의체) 이상의 협력체로서 기능할 것을 예고했다. 이는 향후 인태 지역에서 미국 지지 아래 한국과 일본의 역할이 안보적, 경제적 차원에서 더욱 확대될 것임을 보여준다.
왕이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오른쪽)과 돈 쁘라뭇위나이 태국 부총리 겸 외교부 장관이 지난 19일 베이징에서 만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중국은 한·미·일 정상회의에 강력히 반발하면서 대만 주변에서 무력시위를 벌였다.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은 19일 돈 쁘라뭇위나이 태국 부총리 겸 외교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3국을 겨냥해 “역외 세력이 남중국해에서 진영 대결과 냉전적 사고를 부추겨 어렵게 얻은 평화와 안정 국면을 파괴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대만 국방부에 따르면 3국 정상회담 공동성명 발표 6시간 만인 19일 오전 6시부터 20일 오전 6시까지 24시간 동안 대만 주변 해역과 공역에서 중국군 소속 군용기 45대와 군함 9척이 포착됐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1∼24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리는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 정상회의에 참석해 중국·아프리카 정상회담을 주재하는 등 미국과 일정 거리를 둘 것으로 보여 한·미·일 대 북·중·러의 대립이 격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만 외교부는 “미국·일본·한국이 지난해 11월 3국 정상회의 후 재차 공개적으로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지지하는 견고한 입장을 거듭 천명해준 데 대해 진심 어린 환영과 감사의 뜻을 표한다”며 “대만은 앞으로 미국·일본·한국 및 이념적으로 가까운 파트너들과 손잡고 협력해 역내 평화와 안정, 번영을 촉진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차기 한·미·일 정상회의는 내년 상반기 한국에서 개최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3국 공동기자회견에서 “다음에는 한국에서 우리 세 정상이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3국 정상이 매년 최소 1회 이상 정상회의를 개최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내년 상반기에 또다시 열릴 것으로 관측된다.

캠프데이비드=이현미 기자,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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