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커진 증시…'장투 펀드'의 시간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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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테마주 장세가 펼쳐지면서 장기 투자를 지향하는 펀드는 철저히 외면받았다.
이들 가치주펀드는 올해 평균 12.05%의 '플러스 수익'을 냈지만, 투자자들의 인기를 얻지는 못했다.
한 대형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는 "최근 들어 하락장이나 박스권 장세에서 자산을 방어할 수 있는 가치주펀드, 배당주펀드 등에 대한 투자자 문의가 부쩍 늘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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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초전도체 등 테마주 장세 이어지며
장기투자 펀드 외면…올해 6700억 순유출
올 들어 테마주 장세가 펼쳐지면서 장기 투자를 지향하는 펀드는 철저히 외면받았다. 최근 시장이 조정을 받자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는 펀드에 자금이 몰리기 시작했다. 하반기 불확실한 경제 환경이 부담된다면 ‘트랙 레코드’가 입증된 금융상품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투자를 고민해야 할 시기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외면받는 장기 투자 금융상품
2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104개 가치주펀드에서 2399억원이 순유출됐다. 이들 가치주펀드는 올해 평균 12.05%의 ‘플러스 수익’을 냈지만, 투자자들의 인기를 얻지는 못했다. 시중자금이 2차전지, 초전도체주 등 단기 급등한 테마주에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배당주펀드나 인컴펀드에서도 뭉칫돈이 빠져나갔다. 올 들어 274개 배당주펀드에서 1455억원, 115개 인컴펀드에서 522억원이 순유출됐다. 이들 배당주펀드와 인컴펀드의 올해 평균 수익률은 각각 6.99%, 3.11%였다. EMP·멀티애셋 펀드 등 자산 배분을 통해 중수익을 추구하는 펀드에서도 자금이 빠져나갔다. EMP펀드에서 1667억원, 멀티애셋펀드에서 669억원이 유출됐다.
가치주펀드 5년 수익률 156%
이런 흐름이 최근 들어 바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 장기화, 중국 부동산시장 불안 등의 변수로 국내외 증시가 단기 조정을 받고 있어서다. 한 대형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는 “최근 들어 하락장이나 박스권 장세에서 자산을 방어할 수 있는 가치주펀드, 배당주펀드 등에 대한 투자자 문의가 부쩍 늘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장기 성과가 입증된 상품을 우선순위로 추천했다. 가치주펀드 중에선 ‘다올KTBVIP밸류퇴직연금’의 지난 5년간 수익률이 156.33%로 다른 펀드 상품을 월등히 앞섰다. 가치주 운용에 강점이 있는 VIP자산운용이 종목을 고르고, 다올자산운용이 운용을 맡은 상품이다. 엘앤씨바이오, 솔루엠, 한솔케미칼을 비롯한 바이오, 전자부품 분야 등의 중소형 가치주에 투자해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 성과로 이어졌다. 올 들어 자금이 빠져나가던 이 펀드는 하반기가 되자 순유입으로 돌아섰다.
배당주로 눈 돌리는 자산가들
‘신한중소형주알파’도 지난 5년 투자수익률이 84.7%에 달했다. YG엔터테인먼트, 감성코퍼레이션, 농심 등 가치주에 장기 투자한 결과다. 이 펀드에는 올 들어 144억원이 순유입됐다. ‘한국밸류10년투자’(69.04%) ‘미래에셋가치주포커스’(62.54%) ‘우리중소형고배당’(62.03%) 등 가치주펀드도 지난 5년 동안 안정적으로 우수한 성과를 거뒀다.
횡보장이 이어지면서 일찌감치 배당주에 눈을 돌리는 투자자도 나오고 있다. 배당주펀드 중에서는 ‘HDC알짜배당’(67.49%) ‘마이다스블루칩배당’(53.84%) ‘브이아이굿초이스배당’(52.92%) 등이 5년간 높은 수익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HDC알짜배당 펀드는 삼성전자우, 삼성화재우, KT&G, DB손해보험, HD현대 등 우량 배당주에 투자한 게 결실을 봤다. 대형 운용사의 한 펀드매니저는 “증시 조정을 예측하는 국내외 전문가가 많아지고 있다”며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실적이 입증된 펀드 투자에 주목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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