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원 임대주택'으로 청년 잡기 나섰지만…베드타운 전락 등 기대·우려 교차
오는 2026년까지 총사업비 192억 원 투입…20평형 400호 주택 공급 목표
청년 및 신혼부부 대상 1호당 4800만 원 보증금 지원해 월 임대료 1만 원
청년층 위주 정책에 형평성 논란, 1인 가구 지원책이 크다는 지적도 나와
전문가들 "베드타운 전락할 수 있어 지역에 머물 수 있는 정책 뒷받침돼야"
전남 화순군을 비롯한 전남 지방자치단체들이 추진 중인 만원 임대주택 등 청년층을 위한 주거 지원 정책에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자칫 베드타운으로 전락할 수 있는 주거 정책에 대한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남 화순군이 지방소멸 위기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추진 중인 만원 임대주택 지원사업.
만원 임대주택 지원 사업은 18세~49세 이하의 청년과 신혼부부가 대상이다. 지원 기간은 2년이다. 두 차례까지 연장이 최대 6년간 거주할 수 있다.
자격 기준은 화순군에 살거나 입주 예정인 신청일 기준 월 소득 311만 7천 원 이하 청년이거나 연간 합산 소득 6천만 원을 넘지 않은 7년 이내 혼인 신고를 한 부부다.
화순군은 총사업비 192억 원을 투입해 올해부터 오는 2026년까지 4년간 20평형(66㎡) 주택 400호를 공급할 예정이다. 화순군은 청년들에게 1호당 4800만 원의 보증금을 지원하는데 청년들은 월 임대료로 1만 원만 부담하면 된다.
앞서 지난 4~5월 진행한 1차 만원 임대주택 지원사업에는 50가구 모집에 506명(청년 488명·신혼부부 18쌍) 신청했다.
화순군은 이달 18일까지 만원 임대주택 지원사업 2차 모집에 나선다. 이번 2차 사업은 신혼부부 26가구와 청년 26가구 등 모두 52가구를 모집한다.
노약자나 취약계층이 아닌 청년층을 대상으로 만원 임대주택을 지원하면서 형평성 논란도 빚어지고 있다. 여기에 1인 가구가 살기에는 넓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무주택 저소득층에게 제공되는 국민임대는 공공주택 특별법 시행규칙에 따라 1인 가구는 40㎡ 이하 면적에서만 입주가 가능하다. 영구임대의 경우도 아파트 별로 차이가 있지만 광주와 전남 화순에서는 1인 가구의 입주 기준은 26㎡ 이하로, 화순군이 청년층에 제공하는 1만원 임대주택의 면적이 훨씬 넓다.
여기다 59㎡ 규모의 아파트를 청년들에게 제공하는 나주시의 경우 '취업 청년 임대주택' 사업을 통해 송월동과 삼영동에 위치한 임대 아파트 15가구씩을 임대주택으로 활용할 예정인데 1인 가구가 선정될 경우 1호(59㎡)당 2명을 배정할 예정이어서 화군순과 대조를 보이고 있다.
신안군도 인구 유입과 지방소멸 위기 대응 정책으로 1인 가구보다는 신혼부부 또는 미성년 자녀 가구 위주로 82㎡(25평)대 임대주택을 월 임대료 1만 원에 제공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지금의 주거 지원 사업으로 인구 유입에 효과를 거둘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사업 대상자들이 지역에 머물 수 있는 일자리 정책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광주와 밀접한 화순은 다른 시군보다 접근성이 용이해 단순히 잠만 자는 '베드타운'으로 전락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전남대 생활복지학과 이숙 교수는 "주거 복지 차원에서 지원은 좋지만 베드 타운이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청년들이 일자리 부족 등의 이유로 광주 큰 도시로 등으로 떠날 수 있어 장기적으로는 인구 증가에 기여를 못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선이공대 사회복지학과 이정서 교수는 "주거 공간을 더 확대해 청년들이 정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지역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찾고 지역 공동체의 일원으로 같이 살아갈 수 있도록 유도하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청년들은 일자리를 화순에 마련하지 않고도 주소지만 화순군에 두면 임대 주택에서 살 수 있다.
이에 화순군은 주거 지원이 아닌 만원 임대주택 사업을 이끌어 나갈 양질의 일자리 제공 등 대책 마련을 위해 고심하고 있다.
화순군 관계자는 "단순히 주거 조건만 개선을 해준다고 해서 청년들이 화순에 머물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다양한 일자리 제공을 위해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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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CBS 김한영 기자 10@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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