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장 연봉이 34억원… 여의도 ‘연봉킹’ 모인 채권 브로커, 무슨 일 할까

정현진 기자 2023. 8. 20.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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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여의도 고연봉자 순위에 채권·기업어음(CP) 중개영업부서 직원들이 대거 포진했다.

올해 금리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채권 시장 불확실성이 커졌고, 이에 단기채 차환 발행이 어려워지면서 채권 브로커(중개업자)들의 역할이 커졌기 때문이다.

윤 과장을 포함해 다올투자증권의 연봉 상위 5명 중 4명이 채권과 CP 중개 영업 부서 직원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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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여의도 고연봉자 순위에 채권·기업어음(CP) 중개영업부서 직원들이 대거 포진했다. 올해 금리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채권 시장 불확실성이 커졌고, 이에 단기채 차환 발행이 어려워지면서 채권 브로커(중개업자)들의 역할이 커졌기 때문이다.

채권 브로커는 채권을 팔려는 사람과 사려는 사람을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한다. 특히 장외 거래가 많고 소수의 채권 브로커들이 ‘알음알음’식으로 거래를 중개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채권 시장 특성상, 일부 채권 브로커에 일거리가 몰리며 이들의 성과급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일러스트=손민균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윤태호 다올투자증권 과장은 올 상반기 34억3400만원의 보수를 수령해 증권가 ‘연봉킹(연봉 1위)’ 자리에 올랐다. 구체적으로는 급여 3200만원에 상여 34억100만원, 복리후생 지원금 100만원을 받았다.

윤 과장의 상반기 연봉은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퇴직금을 포함해 수령한 28억9800만원보다 5억원 이상 많다. 윤 과장은 김 전 회장뿐 아니라 증권가의 모든 임·직원보다 더 많은 보수를 받았다.

윤 과장은 채권·CP 중개 영업 부서 소속이다. 상장사는 정기보고서(반기·사업보고서)를 통해 보수 지급 금액 5억원 이상 중 상위 5명의 보수를 공개한다. 윤 과장을 포함해 다올투자증권의 연봉 상위 5명 중 4명이 채권과 CP 중개 영업 부서 직원으로 나타났다.

유진투자증권에서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김병준 부부장은 채권금융본부 채권영업팀 소속이다. 그는 5200만원의 급여에 17억300만원의 상여를 받았다. 김 부부장과 함께 최고 연봉 순위 상위 5위권에 오른 안정환 부부장은 채권금융본부 투자금융팀 소속으로 채권 중개 업무를 담당한다. 그는 급여 5100만원에 상여 7억9400만원을 합쳐 총 8억45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유안타증권에서 세번째로 많은 연봉을 받은 창민용 세일즈전담이사는 채권·CP 등 유가증권 중개 영업 업무를 담당한다. 그는 3400만원의 급여 7억6200만원의 성과급을 수령했다.

한동안 여의도 증권가의 고연봉자들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기업공개(IPO) 관련 부서에서 배출됐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 침체와 IPO 시장 부진으로 상대적으로 이들의 성과급은 줄어든 모습이다.

상반기 경제 불확실성이 계속되면서 채권 신규 발행 시장도 부진했지만, 그만큼 채권 브로커들의 역할은 더욱 커졌다. 만기가 돌아온 채권을 다시 새 채권으로 발행하는 차환 수요는 여전한데, 차환된 채권을 받아줄 곳이 줄었기 때문이다. 이에 시의적절하게 채권 인수자를 찾는 능력을 갖춘 채권 브로커의 몸값이 뛴 것이다.

증권사에 소속된 채권 브로커의 성과는 보수와 직결된다. 일반적으로 채권 중개를 통해 수익이 발생하면, 여기에 사전에 회사와 정한 성과보상비율을 곱해 성과급이 산정된다.

채권 거래가 일부 채권 브로커들을 중심으로 해 다소 폐쇄적으로 이뤄진다는 점도 소수 채권 브로커에 일거리가 몰리는 이유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채권 중개 업무의 경우 ‘잘하는 사람만 잘하는’ 구조”라면서 “채권 중개 경험이 많고 촘촘한 네트워크를 갖춘 일부 브로커 위주로 일거리가 몰리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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