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어느덧 세계 이끄는 위치"…한미일 새 역사 쓴 8시간

박종진 기자, 안채원 기자 2023. 8. 2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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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의 별장 '캠프데이비드'.

18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캠프데이비드에서 한미일 정상회의를 소화한 윤 대통령은 1박4일의 강행군 일정을 마치고 20일 새벽 귀국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난 5월 (일본 히로시마 G7 회의를 계기로) 한미일 정상회의가 열렸고 이번에 (미국에서) 열렸으니 다음에는 한국에서 열리는 게 자연스럽다고 볼 수도 있다"며 "3국의 일정이나 상황이 있기 때문에 검토해서 확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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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워싱턴=뉴시스] 전신 기자 = 한미일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는 윤석열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탑승 전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08.19.


미국 대통령의 별장 '캠프데이비드'. 이 곳에서 열린 8시간의 정상회의로 동북아시아와 인도·태평양은 종전과는 완전히 다른 세계로 들어섰다. 북한, 중국, 러시아에 맞선 한미일 3개국의 협력 범위가 기존의 군사, 경제 등 특정 분야에서 모든 분야로 넓어졌다. 이 역사적 이벤트의 한 축을 담당한 윤석열 대통령은 다음 한미일 정상회의를 우리나라에서 열 것을 제안했다.

18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캠프데이비드에서 한미일 정상회의를 소화한 윤 대통령은 1박4일의 강행군 일정을 마치고 20일 새벽 귀국했다. 정상들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캠프데이비드 원칙'과 '정신', '한미일 협력에 대한 공약' 등 3개의 문서를 채택했다.

'원칙'은 공동 가치와 규범에 기반해 한반도와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태평양도서국을 포함한 인도태평양 지역, 전 세계 평화와 번영을 위한 협력 강화를 천명하는 내용이다. '정신'은 공동 비전과 정상회의 주요 결과를 풀어 쓴 공동성명이다. 공동성명 가운데 역내 위협에 공동 대응한다는 핵심적인 부분만 따로 떼서 작성한 게 '공약'이다.

정상회의 결과 가운데 핵심은 한미일 협력의 제도화다. 먼저 3국 정상회의와 안보-외교-국방-산업장관 등의 회동을 정례화했다. '인도태평양 대화'를 비롯한 다양한 협의체도 출범시킨다. 말 그대로 '한미일'이라는 모임의 실체가 새로 만들어졌다.

윤 대통령은 공동기자회견에서 "이제 캠프데이비드는 한미일 3국이 자유, 인권, 법치의 공동 가치를 바탕으로 규범 기반의 국제질서를 증진하고 역내 안보와 번영을 위해 중심적 역할을 수행할 것을 천명한 역사적 장소로 기억될 것"이라며 "오늘 우리 세 정상은 처음으로 한미일 단독 정상회담을 갖고 한미일 협력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말했다.

협력의 분야도 깊고 넓어진다. 한미일 방어훈련 연례 실시 등 안보협력 고도화는 물론 경제안보와 첨단기술 협력, 민간교류 확대까지 모든 영역을 망라한다. 특히 공급망 안정성을 위해 세 나라가 함께 조기경보 시스템을 구축하고 국가연구기관끼리 혁신 분야 공동연구 프로그램을 추진키로 한 것은 말 그대로 현재와 미래의 먹거리를 함께 하겠다는 취지다.

지역적 범위도 달라졌다. 과거 의제가 한반도 문제에 국한됐다면 이제는 아시아태평양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이슈 전체가 대상이다. 역내에서 도발·위협 등이 생기면 세 나라가 공동 대응할 수 있는 '3자 협의에 대한 공약'을 별도 문서로 채택한 건 상징적이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문서를 통해서 세 나라가 상호 관계를 국제 사회에 공식 천명한 게 이번이 처음이다. 매우 의미가 크다"고 했다. 아울러 어느덧 우리나라가 미국, 일본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세계를 이끌어가는 위치에 온 만큼 자부심과 함께 국제사회에 책임감을 느끼는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도 내놨다.

[캠프 데이비드=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에 위치한 미국 대통령 별장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일 정상회의에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만나 기념촬영하고 있다. 2023.08.19.

외신도 한미일 관계에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며 큰 의미를 부여했다. 뉴욕타임스 등 여러 현지 언론은 윤석열 정부 들어 달라진 대일 정책 기조에 따른 한일관계 개선이 새 한미일 협력체 구성에 밑바탕이 됐다고 보도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미일 정상에게 다음 한미일 정상회의를 한국에서 열자고 제안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난 5월 (일본 히로시마 G7 회의를 계기로) 한미일 정상회의가 열렸고 이번에 (미국에서) 열렸으니 다음에는 한국에서 열리는 게 자연스럽다고 볼 수도 있다"며 "3국의 일정이나 상황이 있기 때문에 검토해서 확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종진 기자 free21@mt.co.kr 안채원 기자 chae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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