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日 공동성명서 첫 中 직접비난 중국은 즉각 대만 인근서 무력시위

김성훈 기자(kokkiri@mk.co.kr), 김상준 기자(kim.sangjun@mk.co.kr) 2023. 8. 20.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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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데이비드 회의 종료 후
6시간만에 군용기 띄워 위협
中 "냉전기운에 전세계 한기"

◆ 한미일 새시대 ◆

한·미·일이 3자 정상회의 공동성명에서 처음으로 중국을 직접 비난하고, 중국이 이에 날 선 반응을 보이며 정세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은 한·미·일 정상회의가 끝난 지 불과 6시간 만에 대만해협에서 해상·공중 무력시위를 펼치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한·미·일은 18일(현지시간) 캠프데이비드 정상회의 이후 발표한 '캠프데이비드 정신: 한·미·일 정상회의 공동성명'에서 국제 정세를 저해하는 주체로 중국을 적시했다.

세 정상은 성명에서 "역내 평화와 번영을 약화시키는 규칙 기반 국제질서에 부합하지 않는 행동에 대한 우려를 공유한다"면서 중국을 직격했다. 한·미·일은 성명에서 "최근 우리가 목격한 남중국해에서의 중화인민공화국에 의한 불법적 해상 영유권 주장을 뒷받침하는 위험하고 공격적인 행동과 관련해 우리는 각국이 대외적으로 발표한 입장을 상기하며 인도·태평양 수역에서의 어떤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에도 강하게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는 매립지역의 군사화, 해안경비대 및 해상 민병대 선박의 위험한 활용, 강압적인 행동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한·미·일은 지난해 11월 프놈펜 정상회의 당시 공동성명에서는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 군사적 활동을 비판하면서도 행위 주체인 중국을 특정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전례 없이 강한 어조로 중국을 맹비난했다. 한·미·일은 이번 캠프데이비드 공동성명을 통해 대만해협 문제에 대한 언급 수위도 끌어올렸다. 이로써 그동안 외교문서 등에서 중국을 명시한 비판을 자제했던 한국의 대(對)중국 스탠스도 사뭇 달라졌다.

이는 당당한 대중국 외교를 강조한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이른바 '싱하이밍 대사 발언' 파문까지 불거지며 싸늘해진 한중 간 분위기가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한편 20일 중국 신화통신은 "캠프데이비드에서 뿜어져 나오는 냉전 기운이 전 세계를 한기로 몰아넣고 있다"는 논평을 발표해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통신은 논평에서 "미국 주도로 3국은 '안보 수호'를 기치로 폐쇄적 배타적 지정학적 소집단을 만들고 지역의 전략적 안보를 해치면서 아시아·태평양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앞서 중국은 지난 19일에는 한·미·일 정상회의 종료 이후 대만 인근에서 해·공군 합동훈련도 펼쳤다. 이는 한·미·일 정상회의에 대한 반발이자 대만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 차기 총통 후보인 라이칭더 현 부총통이 미국을 경유해 남미에 방문하는 것과 관련해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만 국방부에 따르면 이날 중국 인민해방군 전투기와 대잠헬기 등 군용기 총 42대가 대만 인근에서 비행했다. 이 가운데 26대는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기도 했다. 중국 측 함선 8척도 연합 전투대비태세 경계·순찰을 함께 실시했다.

스이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 대변인은 입장문에서 "대만 독립 분열세력과 외부세력이 결탁해 도발하는 데 대한 엄중한 경고"라며 훈련 성격을 규정했다.

[김성훈 기자 / 김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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