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조직위, 기업 기부금 29억도 받았다
삼성·NH농협·한화·LIG넥스원
농어촌·새만금公 등 10곳 기부
행사 시작후 부실 문제 커지자
21개사 냉동탑차·생수 등 보내
부실 행사, 기업들이 뒷수습
조은희 "갑질로 거액 갈취
사용내역 투명하게 밝혀야"
잼버리 조직위원회(조직위)가 행사 전 후원금 127억원 외에도 기업과 공공기관에서 받은 기부금이 약 2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행사가 시작된 이후 준비 부실 논란이 불거진 나흘간 최소 21개사가 냉동탑차·얼음·생수 등을 기부한 내역도 파악됐다. 조직위가 적지 않은 후원금과 기부금을 받고도 행사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고 이를 다시 기업들이 나서 뒷수습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20일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이 잼버리 조직위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조직위는 잼버리 행사 전 10개 기업·공공기관에서 현금과 현물을 포함해 기부금 총 28억5482만원을 받았다.
기업별로는 삼성전자가 19억1700만원에 이르는 현물을 기부해 가장 많은 금액을 기록했다. NH농협은행(현금+현물 4억3000만원) 한화그룹(현금 3억원) LIG넥스원(현금 3000만원) HIS(현금 1200만원) 풍림파마텍(현물 580만원) 등도 기부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공공기관 중에서는 한국농어촌공사·새만금개발공사·한국도로공사(각각 현금 5000만원)와 전북개발공사(현금 1000만원)가 잼버리 행사를 위해 기부했다.
모두 새만금 사회간접자본(SOC) 사업과 관련이 있는 곳이다. 여권 관계자는 "전북도가 잼버리를 이용해 새만금 SOC 예산을 타내고 이에 따라 관련 공공기관이 '울며 겨자 먹기'로 기부금을 낸 것이 아닌가 의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김관영 전북도지사가 '새만금 SOC 확충을 위해 잼버리를 이용했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지만 연관성이 있지 않겠냐는 설명이다.
기부금은 후원금과 달리 별도 카테고리로 분류돼 있지 않아 무엇을 위해 기부금을 집행했는지 한 번에 파악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후원금은 급식·종합렌탈·CCTV·지도 서비스 카테고리 등으로 나뉘어 후원사가 어떤 서비스를 후원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이렇듯 조직위가 수령한 기부금만 수십억 원에 달하지만 처음 기부금을 낸 기업보다 더 많은 기업이 잼버리가 시작된 후 현물 기부에 나섰다. 잼버리가 이달 1일 시작된 이후 사흘 만에 온열질환자만 1000명이 발생해 논란이 됐고 해충·위생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준비 부실 문제가 본격화된 이후인 지난 4일부터 7일까지는 44건에 이르는 기업들의 현물 기부가 이어졌다. 태풍 '카눈'으로 대원들이 조기 철수한 8일 직전까지 기업들의 물품 지원이 끊이지 않았다.
해당 기간에 현대차 SK그룹 LG GS LS그룹 이마트 롯데지주 쿠팡 등이 물품을 전달했다. 행사 전 가장 많은 기부금을 기탁했던 삼성전자는 이온음료를 지원하고 삼성건설은 화장실·살수차·발전기 등을 제공했다. LG는 냉동탑차와 휴대폰 충전시설을 보냈고, 현대건설은 이동식 화장실을 기부했다. SK그룹은 냉동탑차와 아이스박스를 보냈다.
화장실과 전력 문제, 폭염 대비 공간 등은 조직위가 행사 전 철저히 준비했어야 하는 부분인데도 기업들의 지원에 기댔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기업들이 가장 많이 기부한 물품은 생수였다. 해당 기간 기업들은 생수 총 92만6240병을 지원했다. 조직위가 폭염에 대비해 고작 추가 생수 13만병만 준비한 가운데 생수와 같은 필수 품목 역시 기업들이 나서 손을 보탠 것이다.
조 의원은 "잼버리 조직위와 지자체가 잼버리 유치를 빌미로 막대한 예산 증액과 후원금·기부금을 받아놓고 그에 알맞은 책임 있는 행사를 준비하지 않은 것은 '갑질'로 거액을 갈취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후원금과 기부금이 국제대회 성공을 위해 낭비 없이 적절히 사용됐는지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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