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없는 M&A에 스마트 연어양식까지···"신사업 매출 2년새 2배"

한동훈 기자 2023. 8. 20.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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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100년 준비하는 K건설
공사비 급등·부실 논란 불거지자
주택·토목 기존 수익구조서 탈피
M&A·지분투자로 새 먹거리 육성
水처리·2차전지·UAM 사업 등
신사업 비중 30% 넘어 주력으로
[서울경제]

국내 주요 건설 업체의 신규 사업 매출액이 최근 2년간 두 배 넘게 뛰는 등 건설사 신사업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일부 기업은 신사업 매출액 비중이 30%를 넘어섰다. 원자잿값 상승에 따른 공사비 급등으로 전통 사업인 주택 부문의 수익성이 예전만 못할 것으로 보이자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소형모듈원전(SMR),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 적극 투자하며 향후 100년 미래를 대비하고 있다.

GS이니마가 건설한 칠레 아타카마 해수담수화시설 내부(왼쪽)과 포스코이앤씨가 아르헨티나에 건설 중인 염수리튬 상공정 1단계 전경(오른쪽) . 사진 제공=포스코이앤씨·GS건설

20일 서울경제신문이 신규 사업에서 연간 1000억 원 이상 매출이 발생하는 6개 건설사(중견 건설사 포함)의 올 상반기 신사업 매출액을 집계한 결과 총 4조9371억 원으로 조사됐다. 전년 같은 기간(3조 514억 원)보다 61% 증가했으며 2021년 상반기(2조3347억 원)보다 2.1배 늘어난 수치이다.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SK에코플랜트의 환경·에너지 사업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 5513억 원에서 올 상반기 1조 2649억 원으로 129%나 늘었다. SK에코플랜트 전체 실적에서 신사업 매출 비중은 2021년 15.3%, 2022년 29.8%에서 올 상반기에는 32.2%까지 증가했다. 포스코이앤씨의 이차전지 사업 매출액도 올 상반기 3000억 원에 달하면서 2년 전 같은 기간보다 2.7배 늘었다.

국내 건설사들은 주택·토목 위주의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매년 신사업에 대한 투자를 늘려왔다. 특히 올 들어 공사비 급등, 일부 아파트에서 발견된 철근 누락 이슈 등으로 주택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자 신사업에 더욱 적극적인 모습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주택 사업이 원가 부담으로 수익성이 예전보다 좋지 못해 당장은 비용이 들더라도 미래를 보고 신사업 공략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 업체들이 신사업 확장을 위해 쓰는 대표 카드는 M&A 및 지분 투자다. 국적도 유럽, 북미, 동남아시아, 남미 등 가리지 않는다. GS건설은 지난 2012년 스페인 수처리 업체 이니마를 인수, GS이니마를 계열사에 편입한 후 오만, UAE 및 브라질 등에서 해수담수화 사업을 잇따라 수주했다. 최근에는 베트남 공업용수 공급업체인 PMV에 지분 30%를 투자해 시장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 2020년에는 폴란드, 영국 모듈러 주택 업체를 인수하기도 했다. DL이앤씨는 올 1월 새로운 신사업으로 주목받는 SMR 개발사인 미국 엑스에너지에 대한 2000만 달러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결정했다.

친환경 분야에 적극 투자하는 점도 눈길을 끈다. 포스코이앤씨는 포스코그룹의 친환경 미래소재 육성에 발맞춰 리튬 추출과 이차전지 핵심 소재인 양·음극재 통합 인프라 공급에 집중하고 있다. 2020년 8월에는 아르헨티나에서 국내 기업 최초로 리튬을 채굴·제련하는 데모 플랜트(Demo Plant)를 성공적으로 준공했고 현재는 해발 4000m 높이의 아르헨티나 살타주에서 연간 2만 5000톤 규모의 인산리튬을 생산하는 ‘커머셜 플랜트’(Commercial Plant) 1단계 상(上)공정을 진행중이다. SK에코플랜트는 글로벌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 선점을 위해 ‘허브 앤 스포크(Hub&Spoke)’ 전략을 내세워 물량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국가·지역 간 폐기물 이동 제약이 많은 만큼 해외 거점 자회사 등을 통해 물량을 최대한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최근에는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등과 함께 6000억 원 규모 미국 태양광 발전 사업을 수주했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건설사가 아닌 환경 기업으로 인식되면서 지난달 1000억 원 규모 회사채 발행에 4배가 넘는 금액이 몰렸다”고 말했다.

최근 건설사가 진출하는 신규 사업 분야는 예상을 뛰어넘는다. GS건설은 수처리 기술을 활용해 스마트 연어 양식 사업에도 나선다. 현재 부산에서 친환경 연어 양식장 건설을 진행하고 있다. CJ피드앤케어가 연어 양식용 사료 개발을, 신세계푸드가 연어 가공과 유통을 담당할 계획이다. 일부 업체는 미래 교통수단으로 주목받는 항공모빌리티 사업에도 속속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롯데건설은 도심항공교통(UAM) 인프라 시설의 핵심인 수직 이착륙장 ‘버티포트(Vertiport)’ 기술 개발을 추진 중이고 대우건설은 제주항공과 UAM 사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중견 건설사 중에서 신사업 수직 계열화를 완성한 곳도 있다.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에 진출한 아이에스동서가 대표적이다. 이 업체는 계열사인 인선모터스를 통해 폐배터리를 수집하고 아이에스비엠솔루션은 전처리, 아이에스팀엠씨는 후처리를 맡는 모델을 구축했다.

한동훈 기자 hooni@sedaily.com김경택 기자 tae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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