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4시] 중국만 꾸는 중국몽

김상준 기자(kim.sangjun@mk.co.kr) 2023. 8. 20.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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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몽에서 전 세계가 깨고 있다. 중국이 주요 경제 국가 중 유일하게 디플레이션에 진입했고 부동산 위기에 처해 있다는 현상 자체 때문만은 아니다. 경기 침체 징후와 부동산 수요 감소 추세가 뻔히 보였는데도 자신 있다는 태도로 일관하다 위기를 맞은 중국 정부를 더 신뢰하기 어렵다고 생각하기 시작한 측면이 있다. 중국 스스로 세계를 중국몽으로부터 벗어나게 한 셈이다.

중국은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부진하다는 지적에도 자신만만했다. '시간이 해결해준다'는 식으로 대규모 유동성 투입 등의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15일 발표된 7월 소비·생산·외국인 투자는 모두 악화했다. 지난달 24일 부동산 리스크를 관리하고 수요를 진작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가 파산 신청을 했다.

'중국은 결국 성장한다'는 꿈에서 먼저 깬 건 외국인투자자들이다. 외신에 따르면 외국인투자자들은 중국 상하이·선전거래소에서 지난 7일부터 17일까지 9거래일 연속 주식을 순매도(8조5000억원 규모)했다. 중국이 내수 확대와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공언한 지난달 24일 이후 순매수세가 강했지만 최근 악화한 경제 지표와 부동산 관련 악재로 인해 급격히 자금이 이탈했다.

중국 정부는 여전히 꿈을 꾸는 모양이다. 지난 15일 중국공산당 학술지 추스(求是)는 올해 2월 시진핑 국가주석이 공산당 간부들에게 '다 함께 잘살자'는 의미의 '공동부유(共同富裕)'를 재차 강조하고 "인내심을 갖자"고 말했다고 전했다.

정책 대전환은 없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공동부유를 고집하는 걸 보면 알 수 있다. 모두가 잘살아야 한다는 공동부유 개념은 혼자만 잘사는 것으로 보이는 이들을 압박하는 명분으로 변질돼 경기 침체를 부추겼다. 빅테크 때리기, 금융권 옥죄기에 청년들은 일자리를 잃었다. 외국 기업에 대한 단속 강화는 사업 철수로 귀결됐다. 그럼에도 중국은 최근 반(反)간첩법을 강화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가 장기 불황에 빠진다고 경고한다. 중국이 현실을 직시할지, 더 깊은 꿈으로 침잠할지 지켜볼 일이다.

[김상준 글로벌경제부 기자] kim.sangj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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