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텍사스에 여의도 6배 태양광 발전소 짓는다
정책펀드와 6천억원 투입
24만가구 사용전력 생산
"美 신재생에너지 주도"
국내 공기업과 중소기업·대기업, 정책펀드가 협업해 미국에 대규모 태양광발전소를 짓는다. 이번에 설립하는 태양광발전소는 축구장 1650여 개 규모로 이를 통해 대기업이 누릴 수주 효과가 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시행해 태양광발전 확대에 나서면서 한국 에너지 기업에 더 많은 기회가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산업계와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SK에코플랜트·현대건설·탑선 등 국내 기업과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PIS(플랜트·인프라·스마트시티) 펀드가 미국 텍사스 콘초에 태양광발전소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사업권자와 인수계약(MIPA)을 체결했다. 앞서 이들은 이번 계약을 위해 국내 에너지 인프라 투자전문 운용사 EIP자산운용이 조성하는 펀드에 출자자(LP)로 참여했다.
이번 사업은 총 6000억원이 투입되는 초대형 태양광발전소 개발 프로젝트다. 미국 텍사스주 중부지역에 459메가와트(㎿) 규모로 태양광발전소를 구축한다. 용지 면적은 1173만5537㎡(약 355만평)로 여의도 면적의 6배, 축구장 1653개에 이른다. 이를 통해 연간 전력 852GWh를 생산한다. 월평균 300kwh를 사용하는 4인 가구를 기준으로 24만가구가 쓸 수 있다. 발전소는 준공 이후 35년간 운영될 예정이다.
EIP자산운용은 해외 빅테크와 장기간 전력구매계약(PPA)을 맺어 수익을 창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RE100(신재생에너지 100% 사용) 달성 의무가 있는 기업이 EIP자산운용과 PPA를 체결하는 데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투자는 IRA에서 국내 기업이 기회를 발견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IRA 개정 이후 이를 한국 기업의 위기로 간주하는 시각이 많았지만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보다 활발하게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을 포착한 것이다. 현재 미국 내 재생에너지 설비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정책으로 재원 약 481조5000억원이 마련됐으며 이에 따라 글로벌 정상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 한국 태양광발전 기업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한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한국이 글로벌 태양광 산업에서 중국과 대결하고 있다"며 "미·중 갈등이 심해지면서 상대적으로 한국 업체가 부각돼 해외에서 더 많은 러브콜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은 이번 펀드 참여로 두 가지 효과를 기대한다. 하나는 펀드 자체에서 발생하는 수익이고 다른 하나는 수주 효과다.
펀드를 통해 발주된 사업을 국내 기업이 다시 수주함으로써 본업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다. 또 한국 기업이 사업에 필요한 자재 등을 다시 협력사에 발주해 국내 태양광 생태계에 자금 선순환 효과가 예상된다.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은 "신재생에너지 선진 시장인 미국에서 초대형 태양광발전소 구축 핵심 과정을 모두 수행하는 만큼 글로벌 사업 개발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강훈 KIND 사장은 "미국 신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에 참여함으로써 사업 개발 역량과 트랙 레코드를 확보하고 ESG(환경·책임·투명경영) 사업 개발·투자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창영 기자 / 강두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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