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엔 금리 하락 … 채권서 기회 노려야"
경기침체 현실화되면
주식서 채권으로 이동
韓보다 美국채 주목해야
"기준금리 인상 국면의 끝이 다가오면 금리 전망을 선반영하는 채권 금리는 피크아웃(고점 통과) 후 시장 상황에 따라 등락할 것입니다. 채권 투자 기회는 아직 남아 있습니다."
'채권 명가' 삼성증권의 박주한 채권상품팀장(사진)은 지난 17일 서울 서초구 삼성타운금융센터에서 열린 '2023 매경과 함께하는 재테크 콘서트'에서 최근 상승 중인 채권 금리가 내년에는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우려를 시장이 반영 중이지만, 핵심 지표인 인플레이션이 지난해 말 이후 완화 추세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올해 1월 6.4%에서 최근 3%대까지 떨어졌다.
채권 시장에 따르면 장기물인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주 4.3%까지 도달했다. 4.3%는 지난해 10월 긴축 공포가 정점에 다다랐을 때 기록했던 고점이다.
이 부근을 재차 넘어서게 된다면 4% 중·후반대까지 장기 금리가 오를 수도 있다. 한국 10년물 금리도 3.9%를 돌파하며 4%대 저항선 테스트에 나설 전망이다.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금리 인상기 채권 투자는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박 팀장은 "이제부터는 금리 인하에 베팅해야 할 시기"라며 채권 저가 매수 전략을 제안했다.
그는 "미국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기준금리가 올해 말까지는 현재 수준인 5.5%로 유지된 후 내년 말 4.25%까지 인하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지난 50년 동안 기준금리 인상기에는 항상 장·단기 금리 차가 축소되거나 역전됐고 이는 대부분 경기 침체가 찾아오면서 기준금리를 급하게 인하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경기 침체가 현실화되면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주식에서 채권으로 수급이 이동한다.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중앙은행은 금리 인하 카드를 검토할 수밖에 없고 자연스레 채권 가격이 올라 투자 매력이 높아진다는 분석이다.
박 팀장은 한국채 대비 미국채의 투자 매력이 더 높다고 봤다. 미국채의 절대 금리 수준이 높은 상황에서 향후 양국 금리 차 축소 시 미국채의 금리 하락폭이 한국채 대비 클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만기 20년 이상 장기채의 최고세율 기준 수익률은 미국채가 8.7%로 한국채(6%) 대비 높을 것으로 추정됐다.
채권 상품 중엔 절세를 고려한 저쿠폰 채권의 투자 수익률이 높다. 현행법상 채권의 이자수익은 과세가 적용되지만 자본 차익은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저쿠폰 채권은 과거 제로 금리 시절에 발행돼 표면금리가 낮은 채권이다. 이 때문에 투자액이 많은 자산가의 경우 세금이 발생하는 이자수익보다 자본 차익에 집중하는 게 경제적이다.
그는 "표면금리 2%인 저쿠폰 채권과 4%인 일반 채권의 최고세율 기준 수익률을 비교하면 저쿠폰 채권이 일반 채권보다 2%포인트가량 높다"며 "자본 차익에 대해서도 과세를 규정한 금융투자소득세가 2024년 말까지 유예돼 저쿠폰 채권에 대한 투자 수요가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리스크 관리도 필요하다. 박 팀장은 단기·장기 저쿠폰 채권을 조합하는 '바벨 전략'을 강조했다. 그는 "금리가 하락하는 때에 단기채와 예금만 보유하고 있다면 계속 낮은 금리로 재투자해야 하는 리스크가 발생한다"며 "장기채를 함께 보유함으로써 해당 리스크를 상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에서 내년에 출시할 예정인 개인 투자용 국채를 주목할 필요도 있다.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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