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숙박업 여성 종사자는 심장질환 걸릴 확률 3배…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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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보건 연구자는 물론이고 기업과 노조 관계자들이 과학적 분석에 기반해 직업병 예방대책을 마련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지난 18일 한국산업노동학회 여름캠프에 참가한 구은회 연구자(연세대 산업보건학 석사)는 '업무상질병 취약업종 탐색을 위한 표준화 질병률비' 발표에서 산업재해 관련 정보 공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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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여명 노동 연구자 참여…24개 주제 발표
“산업보건 연구자는 물론이고 기업과 노조 관계자들이 과학적 분석에 기반해 직업병 예방대책을 마련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지난 18일 한국산업노동학회 여름캠프에 참가한 구은회 연구자(연세대 산업보건학 석사)는 ‘업무상질병 취약업종 탐색을 위한 표준화 질병률비’ 발표에서 산업재해 관련 정보 공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직업병 예방의 관점에서 활발한 노동 연구가 진행되도록 정보 접근성이 개선돼야 한다는 취지다.
구 연구자는 이 자리에서 2017∼2021년 정부의 산업재해 승인 데이터를 토대로 10가지 대표적인 업무상질병의 취약업종을 분석한 내용을 발표했다. 산재 인정 빈도가 높은 대표적인 10대 직업병은 △사고성 요통 △소음성 난청 △진폐증 △뇌혈관질환 △직업성 암 등이다. 연구 결과를 보면, 뇌혈관 질환의 경우 남성은 광업, 육상운수업, 음식·숙박 종사자가 표준집단에 비해 업무상질병 승인율이 높았고, 여성은 음식·숙박업이 표준집단에 비해 3배 이상 높았다. 구 연구자는 “여성 음식·숙박업 종사자는 심장질환에서도 고위험 업종으로 꼽혔다”며 “과로 문제와 열을 많이 쓰고 위험한 작업 환경 때문이라고 추정된다”고 말했다. 근골격계질환 범주에서는 남녀 모두 광업, 식료품제조업, 목재및종이제품제조업 등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고위험군으로 나타났다. 구 연구자는 “업종별로 질환 유발 가능성이 높은 노동자 중심의 예방 관리 대책이 필요하다”며 “각 업종과 취약 질병간의 관계에 대해서도 이후 노동계에서 더 활발한 연구가 필요하며, 정부에서 이에 활용할 다양한 정보가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18일부터 1박2일 동안 전북 전주에서 열린 산업노동학회 여름캠프에선 구 연구자 같은 노동연구자 130여명이 모여 여성·기후정의·청년·돌봄·노동안전 등 다양한 주제로 열띤 토론을 이어갔다.
11회를 맞은 산업노동학회 여름캠프는 노동 분야 신진 연구자의 연구 발표와 중견 연구자간 교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는 130여명의 노동 연구자들이 참석하며, 역대 최대 규모를 보였다.
올해 캠프에선 연구자들의 발표 뿐 아니라 이후 토론과 관중 질문을 통해 현재 노동 문제의 한계나 보완점에 대한 실무적인 논의가 쉴 틈 없이 진행됐다. 돌봄 노동자, 여성 노동자, 농촌 가사노동자 등 노동 분야의 최근 흐름을 반영한 다양한 주제 발표도 이어졌다. 안예슬(성공회대학교 NGO대학원 실천여성학과 석사) 연구자는 비혼 여성 청년의 고립 경험과 관련해 10명의 여성 청년과 심층면담한 결과를 발표하며 “여성 청년의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논의도 개인의 고립 경험에서 출발해야 하며, 정부의 지원 대상에서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지역 노동 연구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김현미(전남대학교 사회학과 박사과정 수료) 연구자는 “광주 지역의 5인 미만 사업장을 연구한 결과, 설문 대상 502명 중 여성 노동자가 73%, 비정규직이 51%이고 평균임금은 204만원”이라며 “5인 미만 사업장의 형태는 기업과 국가에 의해 노동에 대한 차별을 강화시키는 기제로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돌봄의 시장화와 관련해 발표자로 참여한 장인하(서울대 사회학 석사) 연구자는 한겨레에 “교사 일을 하면서 느꼈던 초등 돌봄교실 관련 문제의식을 돌봄 노동 측면에서 연구했고, 이번 학회에서 처음 발표하게 됐다”며 “노동이란 주제 하에서 다양한 문제의식을 가진 연구자들을 만나고 논의를 넓혀갈 수 있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장현은 기자 mi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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