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 중국군 군사훈련 반발…"차기 총통선거 영향 미치려는 것"

▲ 중국 인민해방군 훈련 모습

타이완 정부는 라이칭더 부총통의 미국 경유 남미 방문이 끝난 직후 중국군이 타이완 주변에서 군사훈련을 실시하자 거세게 반발했습니다.

20일 자유시보 등 타이완 언론들에 따르면 타이완의 중국 담당 기구인 대륙위원회(MAC)는 전날 중국군이 이런 무력시위를 통해 지역 평화를 위협하는 것이야말로 중국이 '트러블 메이커'라는 것을 다시금 증명하고 세상 사람들의 반감을 더욱 키우는 것이라고 강하게 규탄했습니다.

MAC는 국제사회가 최근 수년간 중국이 무력 위협으로 타이완해협의 평화·안정과 지역 안보를 파괴하는 데 반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타이완은 주권 국가로 우호국과 정상적인 교류를 할 수 있는 정당하고 합법적인 권리가 있다면서 타이완인은 절대로 무력 위협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중국이 군용기와 함정을 이용해 일방적으로 설정한 정치적 프레임을 수용하고 압박하는 것은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 당국에 무력 위협을 중단하고 실질적이고 존중하는 태도로 양안(중국과 타이완) 간의 대화와 교류에 나서라고 촉구했습니다.

타이완 외교부도 중국 정부가 타이완 고위 인사의 미국 경유를 구실 삼아 고의로 타이완 주변에서 군사 도발 행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게다가 양안이 2010년 체결한 경제협력기본협정(ECFA)을 중국이 무기화해 경제로 압박하고 각종 가짜 뉴스 등을 통해 타이완 차기 총통선거에 개입하려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우자오셰 타이완 외교부장(장관)은 전날 타이완 외교부의 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중국군이 타이완 군사훈련으로 내년 1월 타이완 총통선거에 영향을 미치려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타이완의 선거는 '옆집의 불량배'가 아닌 타이완인이 결정하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린위찬 총통부 대변인은 전날 타이완 총통·부총통의 미국 경유 순방이 이전부터 있어 왔던 관례라면서 중국의 각종 행동이 선거 개입을 위해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는 수법이라고 전했습니다.

한 국가 안보 관계자도 이번 중국군의 군사훈련이 중국군의 차기 타이완 대선에 실질적으로 개입하기 위한 것으로 동기가 명확하다고 풀이했습니다.

한편 라이칭더 타이완 부총통은 전날 녠다이 뉴스 채널과 인터뷰에서 "타이완은 민주주의 국가" 이며 "인민이 국가의 주인"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타이완의 총통은 "중국이 누구를 좋아한다고 해서 그 사람이 총통을 맡는 것이 아니"라면서 타이완의 총통을 결정하는 것은 타이완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민주주의 정신에 위반되고 타이완의 민주 제도가 파괴될 것이라고 역설했습니다.

아울러 타이완인이 투표할 때 어떤 정당의 정책이 타이완의 미래·발전에 더욱 적합한지를 고려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사진=동부전구 위챗 캡처, 연합뉴스)

조제행 기자 jdono@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