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이차전지 도시광산' 거점 됐다

대구, 두산에너빌리티와 MOU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공장 건립
경북은 에코프로 등서 6조 유치
"차세대 성장산업으로 육성할 것"

홍준표(왼쪽) 대구시장과 정연인 두산에너빌리티 대표가 지난 16일 대구시청에서 친환경 배터리 소재 리사이클링 제조시설 투자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 제공=대구시

[서울경제]

전기차의 가파른 성장세로 폐배터리 관련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되면서 대구·경북이 2차전지 핵심 소재를 회수하는 ‘도시광산’의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에코프로, 엘앤에프, 포스코퓨처엠 등 대규모 양극재 공장이 위치한 대구·경북이 배터리를 재활용하는 리사이클링 산업의 경쟁력을 이끌어내는 선순환 생태계를 창출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대구시와 경북도에 따르면 두산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두산에너빌리티는 2차전지 배터리 핵심 소재 리사이클링 사업의 거점으로 대구를 선택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최근 대구시와 이와 관련한 투자협약을 맺고 대구국가산업단지 2단계 구역에 2차전지 핵심 소재 리사이클링 공장을 짓기로 했다. 내년 4월 착공해 오는 2025년 9월 본격 가동이 목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배터리 소재 사업 전담 자회사인 두산리사이클솔루션을 설립하고 본사를 대구에 두기로 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미 양극재 폐분말에서 니켈·코발트·망간을 분리 후 화공약품을 사용하지 않고 친환경적으로 리튬을 회수할 수 있는 신기술을 자체 개발하고 리사이클링사업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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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재의 핵심 소재인 리튬은 전기차 배터리 원가의 40%를 차지한다. 전기차 시장의 급성장으로 2040년 폐배터리의 세계 시장 규모는 87조 원에 이를 전망이다. 앞으로 건립될 두산에너빌러티 대구공장은 생산라인 원격 지원, 물류 자동화 등 최신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을 도입하는 한편 연구개발·실증·사업화 등의 거점 역할을 담당하는 2차전지 소재의 중점 공장으로 운영될 계획이다.

두산에너빌러티는 대구공장 건립으로 2025년 하반기부터 연간 약 3000톤 규모의 상용 생산시설 구축하고, 원료 공급사들과 협력해 사업을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이번 투자에는 국내 대표적인 양극재 소재 회사인 엘앤에프가 지리적으로 가까이 위치하고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정연인 두산에너빌리티 대표는 “대규모 양극재 공장이 인접해 지리적 접근성이 용이한 대구국가산단에 제조시설을 건립하게 됐다”며 “두산리사이클솔루션의 경쟁력 있는 리튬 회수 기술을 신속히 적용해 2차전지 산업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경북은 포항 ‘차세대 배터리 리사이클링 특구’가 2차전지 기업을 끌어들이는 촉매제가 되고 있다. 이 특구는 정부의 규제자유특구 운영성과 평가에서 전국 최초로 2020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최우수 특구’에 선정되며 전국적인 모범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2019년 7월 특구 지정 이후 사용 후 배터리 핵심 소재 확보 및 2차전지 산업 거점화를 통해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 등 선도기업은 물론 중소·중견기업으로부터 약 5조 9000억 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유치를 이끌어냈다. 이 중 배터리 리사이클링 관련 투자는 에코프로씨앤지 3500억 원, 에너지머티리얼즈 1000억 원 등으로 꾸준한 증가세다. 배터리 리사이클링 특구는 ‘철강도시 포항’을 배터리 선도도시로 도약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지난 8일 규제자유특구 실증을 종료했다.

서성철 대구시 기업지원과장은 “부지 확장성, 기반 인프라, 인력 확보, 산업 육성 및 원스톱 투자 지원을 앞세워 두산에너빌리티 유치에 성공할 수 있었다”며 “2차전지 리사이클링 산업을 전략적으로 지원해 차세대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대구·포항=손성락 기자 ss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