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지도부 “총선 1당 무난” vs 수도권 현역들 “여권 프리미엄 없어”

신나리 기자 2023. 8. 20.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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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4월 총선을 8개월 앞두고 수도권 승리 가능성을 두고 지도부 국민의힘 주류 세력과 수도권 현역 의원 및 원외 인사 등 비주류 세력 간 이견으로 파열음이 빚어지고 있다.

지도부는 "충분히 승산이 있다"며 '수도권 위기론'을 과잉 해석으로 치부하는 반면 수도권 현역 의원들은 "지도부의 위기의식이 부족한 게 위기"라고 비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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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운데)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3.8.17 뉴스1
“최근 내부 여론조사 결과 그 동안 더불어민주당 강세였던 경기 지역에서도 우리가 동률로 따라잡았다. 경기권에서 좀 더 격차를 벌려놓으면 내년 총선 승리에는 지장 없다.” (국민의힘 지도부 인사)

“수도권은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민주당 재선·3선 의원들과 백병전(白兵戰)으로 맞서 이긴다고 자신할 수 있겠나.” (국민의힘 서울지역 당협위원장)

내년 4월 총선을 8개월 앞두고 수도권 승리 가능성을 두고 지도부 국민의힘 주류 세력과 수도권 현역 의원 및 원외 인사 등 비주류 세력 간 이견으로 파열음이 빚어지고 있다. 지도부는 “충분히 승산이 있다”며 ‘수도권 위기론’을 과잉 해석으로 치부하는 반면 수도권 현역 의원들은 “지도부의 위기의식이 부족한 게 위기”라고 비판하고 있다.

● 지도부 “총선에서 1당도 무난”

국민의힘 지도부 인사는 20일 통화에서 “우리 당 (지지율)은 서서히 올라가고 있고 민주당은 급격하게 추락하고 있다”며 “총선 전까지 한두 번 엎치락뒤치락 출렁여도 지금 추세라면 1당은 무난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내부 여론조사 등을 종합하면 최근 잇따른 민주당의 민심 이반 상황 속 전통적으로 민주당 강세였던 경기 지역에서도 양당 지지도가 동률을 보였다는 것이다. 그는 당 안팎에서 제기되는 인물난에도 “(경기) 출마 희망자가 많아서 경합이 예상되는 상황”이라고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최근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와 전당대회 돈봉투 논란, 민주당 출신 김남국 의원 코인 논란, 김은경 혁신위원장의 설화 등에 따른 반사 이익을 누리고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

지도부는 수도권 위기론을 내세워 지도부를 저격하는 진원지를 철저히 도려내겠다고 벼르고 있다. 한 지도부 의원은 “위기론자들은 당이 휘청대는 틈을 기대하는 것 아닌가 싶다”고지적했다. 원내 지도부 인사도 “국민의힘에게 수도권은 항상 위기였다”며 “당내에서 (위기론을 시작으로) 파가 갈리는 노선 투쟁이 벌어지는 게 문제”라고 했다.

친윤(친윤석열) 핵심인 국민의힘 이철규 사무총장이 최근 “멀쩡한 배에 구멍이나 내는 승객은 승선할 수 없다”며 “당을 모욕하는 것을 내버려 둘 수 없다”고 경고한 것도 국민의힘 지도부의 이런 인식을 대표적으로 보여준다.

● 속 타는 현역 의원들 “여권 프리미엄 없다”

느긋한 지도부와 달리 수도권 현역 의원 및 당직자들은 “수도권에서 ‘여권 프리미엄’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고 우려하는 분위기다. 수도권 지역 한 의원은 “여론조사 결과도 계속 일방적 승리로 나오는 게 아닌 만큼 더 긴장하고 잘해야 된다”며 “무당층 비율이 30%인만큼 당 지도부가 중도층 확장에 더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당직자는 “우리가 이길 것이라 전망하는 것 자체가 위기”라며 “아직 ‘8개월이나 남았다’, ‘수도권을 포함한 전 지역에서 경선한다’는 지도부의 인식으로는 총선 승리는 택도 없다”고 했다. 수도권 위기론의 진원지로 지목돼 온 윤상현 의원도 “영남권이나 강원권 위주인 당 지도부가 수도권의 정서나 흐름, 여론을 못 느낄 수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인물이 너무 많아서 탈”이라는 지도부와 달리 지역 현장에선 인물난에 대한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 지역 한 당협위원장은 “민주당 지지율 하락이 중요한 게 아니라 관건은 그 이탈층을 흡수하느냐인데 수도권 면면을 살펴보면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며 “민주당 현역에 맞설 조직력이 없다”고 했다. 당 일각에선 “용산(대통령실)이 제일 변수인데 용산에 대한 인기가 생각만큼 안 올라간다”는 우려와 함께 “굵직하고 새로운 인물을 발굴해 당의 스타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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