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ll we Makgeolli?" '달콤·걸쭉'에 빠진 외국인
외국 소비자 홀린 막걸리
국순당, 50개국에 납품 성사
서울장수도 해외실적 늘어
다양한 제품군 통해 도전장
교촌 등 치킨·수제맥주 기업
새 먹거리로 전통주 콕찍어
지난 5월 충청남도 천안에 대규모 막걸리 공장을 완공한 지평주조는 이르면 연말부터 막걸리를 수출한다. 중국·일본·동남아시아를 비롯한 아시아 지역뿐만 아니라 미국·유럽 지역에도 살균막걸리를 수출하기 위해 논의하고 있다. 지평주조 관계자는 "본래 아시아 위주로 생각했는데 작년 말 글로벌 식품박람회에서 한국 막걸리에 대한 유럽 바이어들의 반응이 괜찮아 수출 목표 대상 지역을 넓혔다"고 말했다.
국순당, 서울장수, 지평주조와 같은 전통주 전문업체들이 최근 막걸리 제품을 다양화하고 있다. 교촌치킨이나 수제맥주 회사처럼 막걸리와 관련이 없던 식음료 회사들도 잇달아 막걸리를 내놓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러한 움직임은 MZ세대를 중심으로 다양한 맛의 막걸리에 대한 관심이 높고, 특히 해외에서 걸쭉하면서도 달달한 K막걸리의 인기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식음료 업계에 따르면 국순당의 지난해 막걸리 수출액은 137억원으로 2019년 70억원 대비 3년 만에 2배로 증가했다. 막걸리 제조기업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국순당 관계자는 "발효제품인 막걸리의 특성을 살려 면역력 강화에 좋은 유산균이 많이 함유됐다는 점을 강조한 '1000억 프리바이오' 제품의 수출이 코로나19 기간 크게 늘어 효자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1993년 국내 최초로 캔 막걸리 '바이오탁'을 개발해 막걸리 수출을 시작한 국순당은 현재 전 세계 50여 개국에 막걸리를 판매하고 있다. 가장 수출량이 많은 국가는 미국으로, 지난해 단일 국가 가운데 처음으로 300만달러를 달성하며 전체 수출액 가운데 약 30%를 차지했다. 최근 브라질·멕시코를 비롯한 중남미 국가에 수출을 시작하는 등 매년 수출 지역을 확대하고 있다.
막걸리 업계 1위 서울장수도 미국·호주·중국·일본 등 30여 개국에 장수막걸리를 비롯한 다양한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올해로 창립 61주년을 맞은 서울탁주제조협회 산하 법인인 서울장수는 2010년부터 막걸리를 수출해왔다. 최근 5년간 수출 실적은 연평균 8% 성장세다.
특히 전라남도 고흥의 유자 과즙을 넣은 '달빛유자' 막걸리는 새콤달콤한 맛이 호평을 받으면서 지난해 수출액이 전년 대비 41% 늘었다. 이 제품은 국내에서도 MZ세대를 중심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입소문이 나 최근 누적 판매량 100만병을 돌파했다. 서울장수는 톡 쏘면서 달달한 '막사(막걸리 사이다)' 제품을 올해 2월부터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전통적인 막걸리뿐만 아니라 새로운 맛을 가미한 막걸리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이다.
국내 막걸리 시장 규모는 5년째 4000억원대 중반에 갇혀 있지만, 막걸리 수출은 코로나19 기간 이전에 비해 20% 이상 늘면서 성장세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막걸리 수출량은 1만5396t으로 2019년 1만2772t 대비 3년 새 20.6% 늘었다. 올해 상반기 막걸리 수출액은 729만9000달러로 2019년 상반기 589만7000달러와 비교하면 23.8% 증가했다. 주류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기간에 한국에 오지 못한 외국인들의 막걸리 보복소비가 가파르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K막걸리에 대한 해외 소비자들 관심이 커지면서 치킨·수제맥주 등 다른 분야의 기업들도 속속 막걸리 제조에 뛰어들고 있다.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는 지난달 말부터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 내 유명 맛집 '박가네 빈대떡'에서 자사의 '은하수' 막걸리를 판매하고 있다. 은하수 막걸리는 교촌이 2019년 경상북도 영양의 전통주 양조장을 인수한 이후 처음 선보인 제품이다.
지난해부터 수제맥주 열풍이 사그라든 가운데 일부 수제맥주 제조업체가 막걸리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 찾기에 나서 눈길을 끈다. 유명 수제맥주 제조사 가운데 하나인 크래프트브로스는 최근 막걸리 시제품 '체 바모스'를 만들고 조만간 시장에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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