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은 없었지만 빛났다… 토트넘 사령관 '캡틴 손'
2대0 완승·시즌 첫승 이끌어
골이 없었다. 그래도 골을 넣은 선수처럼 빛났다. 정식 주장이 되고서 헌신적인 플레이와 팀 분위기를 바꾸는 리더십으로 자신의 가치를 더 높였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소속팀 주장을 맡고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시즌 두 번째 경기 만에 첫 승리를 이끌었다. 손흥민은 20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겨룬 2023~2024시즌 EPL 2라운드 홈경기에서 공격수로 90분 풀타임을 뛰며 팀의 2대0 완승을 이끌었다. 골, 도움 등 공격포인트는 없었다. 그러나 동료들에게 공격 기회를 만들어주는 이타적인 플레이로 강호 맨유를 잡는 데 공을 세웠다.
손흥민은 지난 12일 토트넘의 2023~2024시즌 주장을 맡았다. 한국 선수로는 2012년 퀸스파크 레인저스 주장을 맡았던 박지성 이후 11년 만에 EPL 팀 주장이 됐다.
손흥민은 자신만의 주장 철학을 앞세워 토트넘을 조금씩 바꿔갔다. 그는 시즌 개막 전 동료들을 향해 "경기장 안팎에서 모두가 주장처럼 느껴야 한다. 하나로 뭉쳐 달라"고 강조했다.
지난 13일 브렌트퍼드와 맞붙는 리그 개막전 직전, 손흥민은 경기장 한가운데가 아닌 원정 응원을 온 토트넘 팬들 앞으로 동료들을 불러 모아 선전을 다짐했다. 손흥민은 "팬들의 응원이 우리에겐 큰 힘"이라며 "그들과 함께하는 마음으로 동료들에게 팬들 앞으로 가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맨유를 상대로 손흥민은 슈팅 1개에 그쳤다. 돌파 후 직접 슈팅을 시도해 상대 골문을 위협하는 전매특허 플레이가 줄었다. 그 대신 경기를 풀어가는 역할에 더 집중했다. 마치 경기장 안의 사령관 같았다.
손흥민은 동료들에게 결정적인 공격 기회를 만들어 줬다. 축구 통계 매체 옵타에 따르면 손흥민은 공격 지역 패스 성공 횟수 20회, 기회 창출 4회 등에서 팀 내 최다 기록을 냈다. 왼쪽 측면에서 뛰던 손흥민은 후반전 중반 최전방 공격수 히샤를리송이 교체된 뒤엔 그 자리를 메워 동료들과 연계 플레이를 하는 데 힘썼다. 지상 경합 성공 6회, 리커버리(볼 소유 회복) 5회 등 수비도 좋았다.
손흥민의 이타적인 플레이를 앞세워 토트넘은 상대 골문을 적극 공략했다. 후반 4분 파프 사르가 선제골을 넣었고, 후반 38분 상대의 자책골이 더해졌다. 토트넘은 2020년 10월 이후 2년10개월 만에 맨유전에서 승리를 거뒀다. 로이터통신은 "손흥민이 옛 파트너(해리 케인)와 헤어진 충격을 떨쳐낸 듯 보였다"며 활약상을 높이 평가했다.
손흥민은 맨유전 직후 "공격적인 축구를 펼친 매우 좋은 경기였다. 동료들에 대한 믿음이 놀라운 활약으로 이어졌다"면서 "좋을 때든 나쁠 때든 지금의 긍정적인 에너지로 계속 나아가겠다"고 힘줘 말했다.
울버햄프턴 원더러스의 황희찬은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과 맞서는 경기에서 후반 10분 교체 투입돼 6분 뒤 헤딩으로 시즌 첫 골을 기록했다. 올 시즌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가운데 터진 시즌 첫 골이었다. 경기 결과는 울버햄프턴이 브라이턴에 1대4로 패했다.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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