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도 AI 뜬다 초개인화 정밀마케팅
적기에 개인맞춤형 이벤트 제안
'당신의 빛나는 순간.' 현대백화점 대구점인 더현대 대구에서 올여름 진행한 럭셔리 워치와 주얼리 페어 행사의 마케팅 문구다. 이 8음절은 지난 3월 정식 입사한 '루이스' 선임이 만들었다. 루이스는 실제 사람이 아닌, 현대백화점이 회사에 특화된 마케팅 글쓰기를 위해 들여온 인공지능(AI) 카피라이팅 시스템이다. 최근 한 달 동안 루이스가 생성한 제목과 본문의 양은 2만건에 육박한다.
유통업계가 단순 리뷰 관리나 상품 필터링 이상으로 AI 기술 활용도를 높이며 고객들과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단순 고객 편의성 확대를 넘어 연중 반복되는 판촉행사의 마케팅 문구를 신선하게 뽑아내는 한편, 고객의 개인별 상품페이지 체류 시간을 체크해 개인의 취향을 분석해낸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의 AI 카피라이터 루이스는 지난 3월 정식으로 출시된 뒤 6개월여가 지난 현재, 하루 평균 400여 건의 제목과 본문 문구를 생성해내며 마케팅 도구로서 역량을 입증하고 있다. 루이스가 만들어내는 문구는 전국 현대백화점 점포와 브랜드 온·오프라인 마케팅에 활용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루이스에 대시보드 기능도 도입해 효과를 보고 있다. 대시보드 기능은 시즌이나 절기를 고려해 특정 기간을 설정하면 해당 기간 동안 루이스가 생성해냈던 카피를 목록화해 보여주는 기능이다. 일례로 기간을 '2023년 8월 10~17일'로 설정하면 가을 시즌을 위해 루이스가 만든 '가을' '등산' '단풍' '나들이' 등이 트렌드 키워드로 뜬다. 이후 '가을이 오면' '바람이 불면' '단풍이 지면' 등 루이스가 이미 만들어뒀던 카피들이 함께 표출된다. 이 문구들 중 쓸 만한 것을 고르면 되는 식이다.
루이스는 네이버의 AI 언어모델인 하이퍼클로바를 기본 엔진으로 사용하고 있다. 하이퍼클로바는 확률을 기반으로 다음에 나올 단어를 예측해 문장을 완성해낸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3년간 사용했던 광고 카피, 판촉행사에서 쓴 문구 등 고객 호응을 얻었던 데이터 1만여 건을 집중적으로 학습시켰다. 현대백화점은 "통상 2주 걸리던 업무 시간이 3~4시간 내로 줄었다"고 밝혔다.
롯데면세점의 'MAS(마케팅 자동화 시스템)'도 초개인화 마케팅을 위한 AI 활용의 예다. 롯데면세점은 기존에는 회원 등급과 출국 일정 등 기본 고객 정보만을 반영해 이벤트를 안내했다. 반면 MAS 도입 이후 고객이 그동안 구매했던 상품의 특성과 페이지별 체류 시간, 행사 반응률 등 세분화된 지표를 종합적으로 분석할 수 있게 됐다. G마켓도 올 초 고객의 최근 행동 패턴을 기반으로 모바일 홈이 구성되도록 AI를 도입했다.
[홍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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