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원의 여왕’ 한진선 “두번째 샷이글 때 ‘여긴 내 골프장’이란 생각이…”
“두 번째 샷이글이 터졌을 때 ‘아, 여기는 내 골프장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7년차 한진선(26)이 환상적인 샷이글 두 방을 앞세워 생애 첫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한진선은 20일 강원도 정선 하이원CC(파72·6573야드)에서 열린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총상금 8억원) 최종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이글 2개, 버디 3개로 7언더파 65타를 치고 합계 14언더파 274타를 기록, 공동 2위 임진희, 이가영, 이소미, 마다솜(이상 8언더파 280타)을 6타차로 넉넉히 따돌리고 트로피와 상금 1억4400만원을 거머쥐었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마지막날 3타차를 뒤집고 데뷔 6번째 시즌, 131번째 대회 만에 첫 우승 감격을 누렸던 한진선은 이날도 2타차 역전우승으로 통산 2승을 챙겼다. KLPGA 투어에서 마지막날 이글 두 방을 잡고 우승한 사례는 2013년 김세영(한화금융 클래식), 2017년 최혜진(초정탄산수 용평리조트 오픈) 이후 3번째다.
한진선 자신도 믿기 어려울 만큼 귀한 샷이글 두 방이 이날의 하이라이트였다. 2타차 공동 3위로 출발한 한진선은 선두 이제영이 1타를 잃고난 뒤 6번홀(파3)에서 첫 버디를 낚아 공동선두로 올라섰고, 7번홀(파4) 샷이글로 단숨에 2타차 단독선두가 됐다.
핀까지 세컨샷 거리 147m를 남기고 연못을 넘겨 친 공이 홀 안으로 사라지자 한진선은 잠시 샷이글이 맞는지 살피다가 환한 웃음으로 캐디와 하이파이브를 나눴다. 10번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한 한진선은 11번홀(파5)에서 두 번째 샷이글(90m)을 뿜어내곤 믿기 어렵다는 표정을 지으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3타차로 따라오던 임진희, 마다솜, 박민지, 김민별, 이제영을 멀찌감치 밀어내는 ‘우승샷’이었다.
한진선은 공식인터뷰에서 “하루 샷 이글 두 방은 전에 한 번도 없었다. 두 번째 이글 때는 약간 크게 친 것 같아서 어디까지 굴러가나 살피다가 공이 사라져 더 깜짝 놀랐다”고 밝혔다. 2라운드까지 2타밖에 줄이지 못하다가 3라운드에 5타, 마지막날 7타를 줄이는 집중력을 보인 한진선은 “속초에서 학창시절을 보내 하이원CC에서 자주 아마추어 대회를 해본 경험이 도움이 됐다”며 “작년 첫 우승도, 이번 우승도 믿기지 않고 신기하다는 생각이다. 올해 목표인 이 대회 2연패를 이뤘으니 다음엔 메이저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박민지, 이예원과 첫 시즌 3승을 두고 경쟁한 임진희는 준우승을 추가하고 박지영과 대상포인트 공동선두로 올라섰다. 박민지는 공동 6위(7언더파 281타)로 마쳤고, 이예원은 공동 31위(이븐파 288타)를 차지하며 상금 선두를 지켰다. 선두로 출발해 첫 우승에 도전했던 이제영은 4타를 잃고 공동 12위(5언더파 283타)로 내려갔다.
정선 |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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