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선 이강인도 빛날 수 없다...PSG 경기력 참담→조직력+전술 문제 심각

[인터풋볼] 김대식 기자 = 팀보다 위대한 개인은 있을 수 없다. 팀이 살아나지 않는다면 이강인도 자신의 존재감을 매번 보여주지는 못할 것이다.

파리 생제르맹(PSG)은 20일 오전 4시(한국시간) 프랑스 툴루즈에 위치한 스타디움 뮈니시팔에서 열린 2023-24시즌 프랑스 리그앙 2라운드에서 툴루즈와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로써 PSG는 로리앙전(0-0 무승부)에 이어 2연속으로 비겨 2무(승점 2)로 8위에 위치했다.

원정팀 PSG는 4-3-3 포메이션을 내세웠다. 이강인, 곤살루 하무스, 비티냐가 공격진에 이름을 올렸고 파비안 루이스, 마누엘 우가르테, 워렌 자이르-에머리가 중원을 지켰다. 뤼카 에르난데스, 밀란 슈크리니아르, 마르퀴뇨스, 아치라프 하키미가 수비진에 섰으며 잔루이지 돈나룸마가 골문을 지켰다. 

PSG와 문제를 일으키던 킬리안 음바페가 돌아왔다는 게 눈에 띄었다. 음바페는 벤치에서 출발했다. 잠재적 이강인의 경쟁자인 우스망 뎀벨레도 마찬가지였다. 

후반 6분 킬리안 음바페와 교체되기 전까지 이강인은 대단한 장면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측면에서 동료들과 원할한 호흡도 보여주지 못했다. 이에 프랑스 '레퀴프'는 이강인에게 평점 3점이라는 저조한 평가를 내렸다. 경기 영향력에서 미비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다른 프랑스 매체인 '풋 메르카토' 역시 평점 5.5점을 매겼다. 선발 자원 중에서는 최저였다. 이어 "이강인은 항상 공을 잃지 않고, 리듬감을 가져올 수 있다. PSG가 볼 점유를 한다면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이강인은 더 결정적이고, 효과적인 경기를 위해 일찍 경기장을 빠져나갔다"고 평가했다.

이강인이 경기장 안에서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 사실이지만 이강인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PSG의 전술 또한 문제였다. 지난 1라운드 로리앙FC전에서 이강인은 경기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 중 한 명이었다.

당시 이강인은 개막전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며 합격점을 받았다. 확실히 가벼운 움직임이었고, 경기 스탯도 인상적이었다. 82분을 소화하면서 볼 터치 85회, 슈팅 3회, 패스 52회 성공(성공률 86%), 키패스 1회, 드리블 3회 성공(4회 시도), 리커버리 3회, 지상 경합 4회 성공(7회 시도) 등을 기록했다.

리그앙 사무국이 선정하는 경기 최우수 선수로도 선정됐다. 사무국은 "이강인과 마르코 아센시오는 PSG 경기에 있어 광범위하게 참여하면서 활기를 불어넣었기에 칭찬받을 자격이 있다. 다른 날이었다면 승리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강인은 리오넬 메시가 훌륭하게 누볐던 공간을 즐겼다. PSG는 일부 다른 선수들에게 실망했을지라도 이강인의 퍼포먼스에 만족할 것이다"라고 호평을 남겼다.

이강인이 이렇게 좋은 활약을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동료들의 적극적인 이강인 활용이 있었다. 이강인은 지난 경기에서 계속해서 공을 만지면서 플레이했다. 이강인은 위치를 가리지 않고, 경기에 개입했다. 공을 가지고 있지 않을 때보다 공을 직접 다루고 있을 때 장점이 나오는 이강인이기에 계속해서 패스를 몰아주는 플레이는 이강인한테 날개를 달아줬다.

 

그러나 이번 경기에서 이강인은 측면에서 제한된 역할만을 맡은 느낌이었다. 터치 횟수로도 나오는 문제다. 이강인은 교체되기 전까지 27번밖에 공을 만지지 못했다. 공을 만지지 못하면서 이강인의 장점인 패스, 드리블, 탈압박 같은 모습이 나오지 않았던 것이다.

PSG 경기력이 너무 저조했다는 점도 문제였다. PSG는 아직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전술 시스템이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팀처럼 보였다. 전술도 달라졌고, 선수 구성도 크게 달라지다보니 아직까지 동료들끼리의 호흡도 썩 좋지 못했다. 상대 밀집 수비를 뚫어내기 위해선 측면에서 좋은 플레이가 나와야했는데 이강인 같은 자원을 제대로 활용하지도 못했던 것이다.

툴루즈와 로리앙은 지난 시즌 프랑스 리그앙에서 중위권 이하의 성적을 기록한 팀들이다. 전력상으로는 PSG가 훨씬 우월하다.

그렇지만 PSG는 수비를 제대로 공략하는 모습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엔리케 감독은 스페인 국가대표팀 시절부터 밀집수비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을 때 점유를 위한 축구를 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는데 PSG에서도 그러한 느낌이 나오고 있다.

어쩔 수 없는 성장통이라고도 볼 수 있다. 리오넬 메시, 네이마르처럼 상대 수비의 강한 견제를 받아도 천재적으로 공격을 이끌어주던 선수가 모두 사라졌다. 중원에서 빌드업을 도맡던 마르코 베라티도 이제는 전력외로 분류됐다.

공격과 미드필더를 아예 새롭게 구성하는 과정에서 시간은 반드시 필요한 건 사실이다. 그 시간을 얼마나 축소하는지가 관건이다. 중원 구성도, 공격진 배치도 지금까지는 전혀 효과적인 느낌을 주지 못하고 있다.

전술적으로 완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강인 혼자서 고군분투할 수 없는 노릇이다. 차라리 이강인을 우스망 뎀벨레와 킬리안 음바페를 돕는 조력자 역할로 기용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살제로 PSG는 뎀벨레와 음바페가 나오면서는 조금씩 긍정적인 모습이 나왔다. 이강인과 교체되어 들어간 음바페는 후반 13분 페널티박스 안에서 반칙을 얻어냈다. VAR 판독 후 페널티킥이 선언됐고, 음바페는 직접 키커로 나서서 성공시켰다.

그러나 PSG는 음바페의 선제골을 지켜내는데 실패했고, 후반 41분 자카리아 아부크랄에게 똑같이 페널티킥 득점을 내줬다. 남은 시간 PSG의 공격은 무뎠고, 승점 1점에 만족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