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알’ 편파방송 논란, 피프티 피프티 사태 역풍?[스경X초점]
‘그것이 알고 싶다’의 피프티 피프티 편과 관련 편파 방송 논란이 불거졌다.
지난 19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알’)에서는 그룹 피프티 피프티의 전속계약 분쟁 사태를 둘러싼 갈등을 다룬 ‘빌보드와 걸그룹 - 누가 날개를 꺾었나’ 편이 방송됐다.
해당 방송은 피프티 피프티의 히트곡 ‘큐피드’가 미국 등 해외에서 얼마나 대단한 음원 성적을 얻었고 또 대중적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는지를 조명하는 것으로 시작해, 멤버들과 소속사의 갈등으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현재 피프티 피프티가 소속사 어트랙트 측을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한 상황과 이와 관련해 어트랙트 전홍준 대표가 외주 제작사이자 ‘큐피드’를 제작했던 더기버스 안성일 대표의 ‘탬퍼링’(가수 빼돌리기 시도)을 주장하고 있음을 설명했다.
그리고는 “소속사와 외부세력으로 지목된 프로듀서, 무엇보다 멤버들까지 각각의 입장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들여다보겠다”라는 진행자 김상중의 설명대로, 어트랙트와 더기버스의 관계자, 피프티 피프티 멤버의 가족 및 법률대리인과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각자의 주장을 차례로 보여줬다.
그러나 이는 이미 두 달여의 시간 동안 여러 차례 공방을 오가며 보도된 양사의 공식 입장을 정리하는 수준에 그쳤다. 멤버들 가족 측의 이야기도 정산 문제와 다이어트 강요 등 앞서 주장했던 어트랙트의 비인간적인 시스템에 대한 것들뿐이었다. 이들이 공방을 이어가는 핵심 쟁점들과 관련해 새롭게 문제를 제기한다거나 진실을 밝혀낸 부분은 없었다.
또 정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전 대표와 안 대표, 피프티 피프티 그 누구도 직접 인터뷰에 나서지 않았다. 대신 피프티 피프티의 팬과 정체가 불명확한 어트랙트의 ‘내부관계자’와 진행한 인터뷰나 가요계 관계자가 아닌 경영학과 교수가 ‘큐피드’의 음원 수익 추정치를 계산하는 등 다소 신빙성이 떨어지는 콘텐츠로 방송이 채워졌다.
이에 ‘그알’ 공식 홈페이지의 게시판은 쏟아지는 비난 글로 인해 마비되기도 했다. ‘경찰보다 그알’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취재력에 대해 시청자의 극찬을 받는 프로그램으로 이번 방송에도 기대가 컸던 만큼 단순히 기존 내용을 짜깁기한 듯한 방송에 실망감을 표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피프티 피프티를 옹호하는 방향으로 편파 방송을 했다는 비난도 사고 있다. 피프티 피프티가 과거 공개했던 각종 인터뷰 모습을 통해 멤버들의 꿈과 열정을, 또 여러 글로벌 팬의 인터뷰로 이들의 노래가 세계의 많은 이에게 희망과 용기가 되었다는 점을 보여주며 이들이 양사의 욕심으로 인한 ‘희생양’이라고 암시했다. 그러나 피프티 피프티 멤버들이 독자 활동을 위해 한국어 팀명과 활동명에 대한 개별 상표권 출원 신청을 한 사실은 언급되지 않았다.
아무리 ‘그알’이라도, 실제 사법기관이 아닌 데다 이들을 둘러싼 법정 공방이 아직 한창인 가운데 할 수 있는 최선이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러나 알맹이 없는 구성으로 방송 의도를 알 수 없게 되면서 ‘도리어 피프티 피프티가 역풍을 맞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김원희 기자 kimw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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